국정상황실서 문건 504건 추가 발견... '삼성 합병' 관련 내용 등
靑 "보수논객 육성 등 특정 이념 확산, 전 정부 청와대가 주도"
박수현 대변인 “문건 원본 대통령기록관 이관, 사본 특검 제출"

 

 

[앵커]

청와대 민정실과 정무실 등에서 박근혜 정부 청와대 문건이 잇달아 발견된 데 이어 오늘(20일)은 국정상황실과 국가안보실에서 다량의 문건이 또 발견됐습니다.

청와대가 오늘 발견된 문건 내용 일부를 공개했는데, 포털 좌편향 개선과 삼성물산 합병안에 대해 논의한 내용 등 국정농단 재판과 관련되는 문건들이 또 여럿 나왔습니다.

이철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청와대 국정상황실에서 오늘 발견된 문건은 모두 504건으로 지난 2014년 3월에서 2016년 10월까지 작성된 문서들입니다.

현재 국정상황실은 박근혜 정부에선 정책조정수석실 기획비서관실로 사용됐던 곳입니다.

삼성 뇌물 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의 연결고리인 안종범 전 수석이 지휘하던 곳입니다.

청와대는 이 문건들 내용 일부를 공개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삼성물산 합병안에 대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방향’ 등 삼성 합병 관련 문건입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해당 문건에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개입할 것인지, 정부가 개입한다면 의결권 방향은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관한 내용 등이 담겨 있다고 밝혔습니다.

관련해서 문건엔 “정부가 대기업을 지원하는 것처럼 보여지지 않도록 위원 구성을 신중하게 하고 관계부처는 한목소리로 대응해야 한다는 표현이 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습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가운데 카카오톡을 콕 집어 ‘좌편향’ 이란 용어를 사용한 문건도 있습니다.

‘부처 현안 관련 정책 참고’라는 문건으로, 카카오톡 # 검색 기능과 관련해 좌편향적인 자동연관 검색어 논란이 있으니 카카오톡 ‘자동연관 검색어’를 개선토록 주문하라는 내용입니다.

또 ‘국정환경 진단 및 운영기조’라는 문건엔 보수논객 육성 프로그램 활성화 등 홍보역량 강화, 보수단체 재정확충 지원 대책, 상대적으로 취약한 청년과 해외 보수세력 육성 등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신생 청년 보수단체들에 대한 관련 기금 지원을 적극 검토하는 내용의 ‘수석 비서관 회의 결과’ 문건도 있습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특정 이념 확산 방안을 청와대가 직접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아울러 서울시 정책의 부당성을 알려나가야 한다는 문건과, 공동육아협동조합, 누리과정 예산 등과 관련된 문건들도 발견됐습니다.

박수현 대변인은 문건 분류와 분석 작업을 마치는 대로 원본은 대통령기록관에 이관하고, 사본은 특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수현 대변인은 “문건 내용이 위법의 소지가 있는 지시가 담긴데다,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공개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민감한 문건들을 박근혜 정부가 왜 치우지 않았는지, 정말로 단순 실수인지 대통령 탄핵 상황에서 시스템 자체에 크게 구멍이 뚫렸던 것인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법률방송 이철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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