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관련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관련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경찰이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과 관련해 범죄 혐의점이 없다며 관련 수사를 종결한 가운데 유족 측과 교사들이 재수사를 요청하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어제(14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범죄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입건 전 조사를 종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송원영 서울 서초경찰서장은 "고인이 작년 부임 이후 학교 관련 스트레스를 겪어오던 중 올해 반 아이들 지도, 학부모 등 학교 업무 관련 문제와 개인 신상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지난 7월18일 서이초 교사 A씨가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된 후 A씨가 생전에 학부모로부터 지속적인 민원에 시달려왔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파장이 커지자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동료 교사와 친구, 학부모에 대한 조사를 4개월여 진행해온 끝에 별다른 범죄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특히 경찰은 A씨 학급의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을 연필로 그은 이른바 '연필 사건' 후 가해 학부모 등이 A씨의 개인 휴대전화로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다는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사해왔으나, 이 역시 혐의가 없다고 봤습니다.

송 서장은 "일부에서 사망 동기로 제기된 학부모의 지속적 괴롭힘이나 폭언·폭행, 협박 등과 같은 행위가 있었는지도 면밀히 조사했으나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학부모가 A씨의 개인 전화로 여러번 연락해왔다는 의혹에는 "학부모가 고인에게 일반 전화로 건 것을 고인이 개인 전화로 착오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입건된 사람 하나 없이 종결된 사건에 유족 측과 교원단체들은 '피해자가 있는데 가해자는 없는 상황'이라며 분노를 토로했습니다.

경찰 발표 후 유족 측 법률대리인 문유진 변호사는 YTN과의 인터뷰를 통해 "학부모 갑질로 괴로워했다는 문자와 일기장 내용, '학부모가 내 휴대전화 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소름 끼친다'는 동료 교사와의 단톡 내용 등에도 불구하고 서이초 교사의 억울함은 영원히 풀리지 않게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찰 조사와는 관계없이 A씨의 죽음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순직으로 인정해 줄 것을 주장했습니다.

교사 단체 역시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서울교사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경찰은 수사 초기 고인의 죽음을 개인 사유로 몰았고 노조, 언론에서 제기하는 부분만 피동적으로 수사하는 등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어 "사건 조사에 미흡한 점이 없는지 살피고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며 재수사를 촉구했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규탄 성명을 내 "사건의 본질에 집중하지 않는 경찰의 태도와 수사 결과는 전형적인 부실 수사의 모습"이라며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 규명과 고인의 명예 회복을 위해 전면 재수사를 진행하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수사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전국 교원들은 무력감과 자괴감으로 무너지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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