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2015년부터 살인성인·장기선행 선별 의인상·상금 전달
최근 수상자 200명 돌파... 구광모 회장 취임 후 범위 확대
제복 입은 의인부터 주부·회사원 등 평범한 시민까지 다양

[법률방송뉴스]

▲앵커

여러분은 남을 위해 선행을 베풀어 본 적 있으십니까. 

LG는 정의사회 구현을 목표로 매년 의인상 사업을 집행 중인데요. 

이 의인상 수상자가 최근 200명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어떤 이들이 상을 받았는지, 면면을 석대성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옆으로 누운 화물차가 불길을 내뿜고 있습니다.

화염을 앞에 두고 차량 유리창을 깨고 있는 두 남성.

결국 의식이 혼미한 운전자를 구조합니다.

이들은 한국도로공사 직원 안창영 씨와 문희진 씨.

자신의 안위보단 타인의 안전을 위해 위험을 무릅썼습니다.

[문희진 / 한국도로공사]
"'앞에 뭐가 있는 거 같다, 사람이' 그래서 재차 확인한다고 갔더니 진짜 운전자석에 사람이 있더라고요. 위험하고 안 위험하고는 생각을 못하고, 같이 있는 근무자와 같이 가서 일단 사람을 구해야겠단 생각밖에 안 들었고..."

대전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 중인 이성호 씨.

지난해 여름, 하천 공원 인근에 고객을 만나러 갔다가 한 차량이 울타리를 들이받고 물에 빠지는 상황을 목격했습니다.

이씨는 차량에 있던 여성을 구한 후 곧장 현장을 떠났지만, 의기 있는 그의 행동은 곧 대중에 알려졌습니다.

[이성호 / 공인중개업]
"옷이랑 신발 같은 건 집에 가서 다 벗어놓고 다시 사무실로 갔는데, 우리 딸이 그걸 발견한 거예요. 좀 빠져서 옷을 갈아입었다고 얘기했는데, (지역 뉴스에서) 이게 나오는 거예요, 여기 이 사건이... 할 수 없이 이실직고 했죠."

당시 사건으로 물에 대한 트라우마까지 생겼지만, 이씨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었기에 "후회하지 않는다" 말합니다.

[이성호 / 공인중개업]
"내가 이분을 안 구하면 평생 가슴에 후회가 남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치과의사 박종수 씨와 구두닦이 조영도 씨.

두 사람은 수십년에 걸쳐 생명을 살리고 있습니다.

지난 1991년 문을 연 광주 사랑의 식당.

광주 최초 노숙자·노약자 무료 급식소입니다.

총무이사를 맡고 있는 조영도 씨는 사랑의 식당을 설립한 고 허상회 광주직업소년원 원장 손에서 자랐습니다.

식당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부터 30년 넘게 봉사 중인 그는 관공서에서 구두를 닦으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조영도 / 사랑의식당 총무이사]
"고 허상회 원장님과 박종수 원장님을 옆에서 가장 가까운 데서 지켜본 장본인이잖아요. 오시는 분들 중에 술에 취해서 행패 부리는 사람도 있고, 기물을 파손하는 분들도 많이 있었는데, 바로 내치지 않고 오히려 더 보듬어주고... 그분들이 나중에는 본인 스스로가 와서 용서를 빌고... 그런 모습을 볼 때 '아 오히려 이런 게 진정한 사랑이구나' 저절로 배우게 된 거 같아요."

84살 박종수 이사장의 본업은 치과의사.

60년 가까이 무료 진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대가 없이 치료해준 환자만 3만명.

지금은 무료 진료와 함께, 봉사로 맺어진 인연 고 허상회 원장의 뒤를 이어 사랑의 식당 이사장으로도 활동 중입니다.

[박종수 / 사랑의식당 이사장]
"국가에서 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 이웃들이 찾아서 봉사를 같이 해서 이 사람들(소외계층)과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절대 (사랑 없이 울리는) 징이 돼선 안 되고, 사랑 있는 의료인이 돼야겠단 생각을 늘 가지고..."

하루 600여명 어려운 이웃에게 식사를 제공하던 식당.

코로나 사태와 맞물려 현재는 재건축에 들어가, 미리 만든 일주일치 반찬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봉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복례(95) 광주광역시]
"얼마나 고마워요. 정말로 편하게... 이렇게 해주니까 이렇게 살아, 그 덕택으로."

경제적 어려운 시기이지만, 그들의 선행은 또 다른 나눔을 부르고 있습니다.

[김보권 / 유엔 NGO 밝은사회 호남클럽]
"저희 단체에서 소외된 계층에 조금이나마 빛이 될 수 있는 그런 활동을 많이 하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문희진 씨와 이성호 씨, 그리고 사랑의 식당을 운영 중인 두 사람은 LG에서 의인상을 받았습니다.

LG 의인상, 지난 2015년 제정한 LG복지재단 사업입니다.

'국가와 사회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라는 고 구본무 회장 뜻을 반영했습니다.

신체적 위험을 무릅쓰고 의로운 행동을 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살신성인 부문, 장기간 남다른 헌신을 한 사람을 위한 선행 부문으로 나뉩니다.

상을 받은 사람은 올해 8월까지 총 201명.

171명은 살신성인, 30명은 장기 선행으로 수상했습니다.

수상자 명단을 분석했는데, 사고 현장에서 순직한 군인과 경찰·소방 공무원 등은 물론 주부, 회사원, 자영업자, 외국인 근로자, 취업준비생 등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시민의 이름도 올라가 있습니다.

의인상 초기엔 이른바 '제복 의인'이 많았는데, 구광모 회장 취임 후 수상 범위를 확대했습니다.

한 평생 김밥을 팔아 모은 전재산을 기부한 90대 할머니부터 차량과 함께 호수에 빠진 운전자를 구한 춘천의 10대 고등학생들까지 연령도 다양합니다.

도움의 손길을 잡는 덴 나이도 직업도 문제될 게 없는 겁니다.

LG 측은 "정의로운 행동과 선행으로 사회적 귀감이 되고 울림이 된다면 모두 다 LG 의인상 대상자"라고 전했습니다. 

특히 "의인상 사업의 목적은 단순히 상금을 전달하는 게 아닌 의인의 행적을 널리 알리고 오래 기억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정의롭고 아름다운 공동체 사회의 디딤돌이 되고자 한다" 강조했습니다.

시상식도 없고, 공식 사진도 남겨두지 않는 LG 의인상.

선행이 자랑이 될까 두려워 '남 몰래'가 아닌 '나도 모르게' 헌신하고 싶은 이들의 마음. 

LG는 "사측보다 의인들에게 주목해주길 바란다"고 공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문희진 / LG의인상 수상자]
"개인주의가 많다보니까 예전처럼 남을 배려하고 서로 도울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이성호 / LG의인상 수상자]
"쳐다만 보지 말고 용기를 내서 실천을 하는 게..."

비범한 의인뿐 아니라 주변의 평범한 이웃도 의인이라는 것.

[조영도 / LG의인상 수상자]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니까 친구들도 한 명, 두 명 와서 봉사도 하고..."

[박종수 / LG의인상 수상자]
"평온하게, 건강하게 살 권리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자기 스스로 할 수 없으면 그 주위 사람들이 도와줘야 하는 게 인간 사회 아니겠습니까. 사랑은 측은지심에서 나오지 않는가..."

남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는다면 누구나 의인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LG와 의인상 수상자들.

숨은 영웅들은 오늘도 의인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는 걸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법률방송 석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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