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새아 앵커= '이번 주 핫클릭‘은 유럽행 황금노선 쟁탈전 얘기입니다.

국내 항공사 투톱으로 꼽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이른바 ‘항공 빅딜’로 인해 유럽행 노선을 재배분하는 것이 항공 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전제조건 중 하나가 유럽 노선의 재배분이기 때문입니다.

두 거대 항공사의 합병은 11개국의 승인을 얻었고, 이제 미국·유럽연합(EU)·일본의 승인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다만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습니다.

지난해 11월 미국 경쟁당국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심사 기간을 무기한 연장했고, EU 역시 추가 검토를 이유로 심사를 한 차례 연장했는데요.

주요 경쟁당국들이 추가 검토를 해야 하는 부분으로 꼽은 건 바로 ‘독과점 우려’입니다.

오랜 코로나19 시국에 항공업계는 불황을 겪었고, 여기에 국내 1~2위 항공사 두 곳의 결합인 만큼 시장독식 우려는 불 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노선 독과점에 대해 국내 심사 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와 해외 필수 신고 국가들도 예의주시 중입니다.

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위한 몇 가지 조건들이 제시됐습니다.

일단 공정위는 ‘일부 슬롯(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 반납’ 그리고 ‘운수권 재배분’ 등을 전제로 지난 2월 두 항공사의 합병을 조건부 승인으로 허가했습니다.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른바 '황금 노선'으로 불리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유럽 중복 노선 재배분입니다.

해당 노선은 인천~프랑스 파리·이탈리아 로마·독일 프랑크푸르트·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4개 노선입니다.

알짜 노선인 만큼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국내외 항공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가운데, 국내에선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물망에 올랐습니다.

유럽행 노선 확보 여부에 따라 두 항공사의 미래 성장력이 갈릴 수 있다 보니 자존심을 건 경쟁으로 번지는 모양새입니다.

[황용식 소장 / 세종대 민간항공경영연구소]
“아마 슬롯은 항공사들 입장에서는 되게 중요하고 엄청난 수입원이기 때문에 아마 적극적으로 두 항공사가 경쟁을 하면서 이것을 쟁탈하기 위한 그런 과정이 지금 보여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관건은 EC(유럽경쟁당국)가 두 항공사만 보는 게 아니죠. 유럽에 소재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외항사들, EU 입장에서는 자국 항공사들도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EU는 오는 8월 초까지 해당 4개 노선에서 대한항공을 대체해 슬롯을 보유할 항공사를 선정할 예정입니다.

이 유럽 알짜 노선을 잡고자 먼저 뛰어든 항공사는 에어프레미아.

항공사 설립 초부터 장거리 노선에 집중해 온 에어프레미아는 유럽 장거리 노선 운항이 가능한 최대 항속거리 1만5500㎞를 이르는 기재인 B787-9(드림라이너) 항공기를 보유하는 등 유력 대상입니다.

오는 2025년까지 에어프레미아는 해당 기종을 10대까지 확보해 장거리 노선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
“저희가 LA같은 장거리 노선을 운행한 건 작년 10월부터입니다. 벌써 6개월이 넘어가는 시점에 있고요. 그 다음에 뉴욕 노선을 이제 다음 주 월요일날,5월 22일날 저희가 첫 취항을 시작합니다. 뉴욕 노선도 준비를 하고 있고 6월 말, 6월 23일이 되면 독일 프랑크푸르트도 취항을 하게 되면서 장거리에 대한 경험을 저희가 충분히 쌓아갈...”

이에 대항하는 티웨이항공 또한 그간 항공사 운영경험 및 업력, 해외지점 영업력 등을 무기로 뒤늦게 노선 확보전에 뛰어들었습니다.

특히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도입한 A330기종(A330-300) 항공기를 활용해 추후 서유럽과 미주 일부 노선까지 직항 운항이 가능하다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티웨이 관계자]
“항공 업력이죠. 탄탄하게 회사를 노선을 확장하고 지방공항까지도 노선을 확장하는 그런 경험들. 그 다음에 상장하고 있는 영업적인 노하우나 네트워크 이런 것들이 기본적인 강점이겠죠, 당연히. 작년에 저희가 그래서 중대형기 에어버스 A330이라고 대형기를 들여와서 저희가 호주에 있는 시드니 노선에 취항해서 지금까지 다니고 있고...”

다만 A330기종이 장거리 운항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지만 최근 불거진 ‘기체결함’ 논란 때문에 안전성 확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지난해 국토부가 실시한 A330 항공기 39대를 전수조사한 결과, 21대에서 4단계 저압터빈 내부 부품 미세균열이 발견된 바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장단점이 뚜렷해 향후 유럽경쟁당국과의 대응 등으로 향방이 갈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 예측입니다.

[황용식 소장 / 세종대 민간항공경영연구소]
“티웨이 같은 경우는 뭐랄까요. 기재를 놓고 보면 A330-300인데 이게 1만km 정도까지 운항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 서유럽까지 가기엔 조금 무리가 있어요. 또 에어프레미아 같은 경우는 경영권 문제도 있었어요. 주인이 바뀌는 상황. 전체적인 틀로 봤을 땐 기재를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역량이 되는가, 기재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가 그런 것들이 관건일...”

이에 대해 두 항공사 측 모두 “지속적인 정비와 유지관리를 통한 안정적 운영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도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은 장거리 노선 확보를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번 노선 확보전이 자칫 외항사에 넘어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도 있으므로 국내 항공사 간의 경쟁으로 비춰져선 안 될 것입니다.

‘이번주 핫클릭‘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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