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택시기사↓
정부, '심야 택시난' 해결 위한 방안 내놨지만
“호출료 인상, 택시기사에 도움 안 돼”

[법률방송뉴스]

▲신새아 앵커= 코로나19 방역수칙이 완화되며 그동안 미뤄왔던 저녁 약속 자리 향하는 분들 많으시죠.

버스나 지하철이 끊기는 시간엔 택시를 찾는 시민들이 대다수인데, 요즘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이에 국토부가 관련 대책들을 마련했지만, 현실과는 동떨어진 정책이라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데요. 

김해인 기자가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왔습니다.

[리포트]

지난 1994년부터 택시를 운전했다는 황모씨.

지금의 택시업계 상황은 30년 전에 비해 훨씬 어려워졌다고 토로합니다.

[황운하 / 법인택시 운전기사]
“기사들의 인원이 적다 보니까 택시 운행률도 적고. 그 다음에 돌아다니는 차 대수가, (지난 3년간) 수요가 적으니까 당연히 공급은 적을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승객들한테 가고. 그게 현실이에요.”

코로나19 장기화로 승객이 줄고 연료비가 오르는 등 택시업계는 긴 한파를 겪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버티지 못하고 택시기사들은 결국 배달이나 대리운전, 발렛파킹 등 다른 업종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평일 밤 시간인 이곳 서울 강남역에는 택시를 타려는 시민들은 넘쳐나지만 지나가는 택시는 이미 예약이 차 있고, 호출을 하더라도 배차에 실패합니다. 

수요는 많지만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겁니다.

시간은 계속 흘러가는데 택시가 안 잡혀 반강제적으로 귀가를 못하는 시민들은 발만 동동 구를 뿐입니다. 

[시민 A씨]
“(택시가) 안 잡히고 있어요. 어떡하지? 아, 몇 번째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시민 B씨]
“지나가는 건 아예 안 잡히더라고요. 앞에서 예약이 잡혔다고 해서 잘 안 잡히고, 카카오T로 부르고 있는데 거절당하고 있습니다. 답답하고 집에 가야 한다는 마음이 있는데 늦은 시간이기도 하고...”

지난 4일 국토부는 심야 택시난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택시를 주기적으로 강제 휴무시키는 택시부제를 해제해 심야택시 공급을 확대하고,

법인택시 리스제, 전액관리제(월급제), 등 택시 운영형태를 다양화하겠다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또 밤 10시부터 새벽 3시까지 호출료를 최대 5000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연말까지 시범 적용합니다.

심야 호출료의 경우 승객에게 선택권을 주도록 했는데, 호출료를 따로 낼 경우 기사에게 목적지가 표시되지 않거나(중개택시) 강제 배차 되도록 해(가맹택시) 승차거부를 줄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서울시도 올 연말부터 내년 2월까지 택시 기본요금을 4800원으로 올리고, 심야 할증률을 최대 40%까지 올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특정 시간, 특정 지역에서만 적용되는 호출료 인상 방안은 정작 자신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택시기사들의 푸념입니다. 

[황운하 / 법인택시 운전기사]
“기사가 하루에 나와서 12시간을 근무하는데 맨날 종로구에만 있을 수 없잖아요. 그렇다고 마포구에만 있을 수도 없는 거고. 설령 그 호출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플랫폼 회사하고 법인 회사하고 5대 5로 나누고, 회사로 온 그 50%를 기사와 또 5대 5로 나누고 이러다 보니까 기사는 몇백원밖에 안 되는 거죠.”

시민들도 호출료나 요금이 인상된다면 운전기사들에게 그 수익이 배분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시민 B씨]
“(수익은) 당연히 택시기사분들께 갈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안 가면 대체 왜 오르는 건지...”

[이기준/경기 광명]
“5000원이 올라갔는데 택시기사님들은 불만, 불평이 쌓이고, 복지라든지 행복 지수가 떨어진다면 고객은 5000원을 냈지만 거기에 대한 혜택은 못 받는 그런 아이러니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인상폭 만큼 그 혜택은 상당수가 기사님들한테 돌아가야 된다...”

택시기사들이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현실에 걸맞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는 게 이들의 한 목소리입니다.

호출료 인상이나 부제 해제와 같은 탁상공론식 정책보다는, 현재 시행 중인 전액관리제, 즉 기사들의 월급제 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겁니다.

[A씨 / 법인택시 운전기사]
“지금 다 60대 이상이니까 (사납금 맞추기가) 힘들죠. 정확한 액수로는 16만 5400원인데 실상 그것만 해서 어떻게 삽니까. 그렇잖아요.”

지금의 수익 구조로는 택시기사 수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상황.

기사들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수익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호소합니다.

[황운하 / 법인택시 운전기사]
“우리 법인 택시 기사들이 먹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먹고 살았으면.”

[A씨 / 법인택시 운전기사]
“저희 회사도 지금 절반 정도가 코로나 2년 동안에 싹 나갔어요. 왜? 벌이가 안 돼서 못 버텨요. 저는 야간만 했다고 했잖아요. 집에 갖다 줄 게 없어서 참 너무너무 미안했어요. 그때.”

법률방송 김해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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