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요금인가제 폐지'와 'n번방 방지법' 같은 법안에 묶어서 처리... 묘수? 꼼수?
'휴대폰 요금인가제 폐지'와 'n번방 방지법' 같은 법안에 묶어서 처리... 묘수? 꼼수?
  • 유재광 기자
  • 승인 2020.05.18 16: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금인가제 폐지와 'n번방 방지법', 같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들어 있어
참여연대 "이통사들 민원 해결에 눈이 멀어 n번방 법안을 방패막이로 꼼수"

[법률방송뉴스] ‘휴대폰 요금’과 ‘성착취물 n번방’, 언뜻 보면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두 사안이 하나에 묶여 있는 법안이 있습니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그것입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오늘 휴대폰 요금인가제 폐지와 이른바 ’n번방 방지 법안‘을 분리해서 처리하라는 논평을 냈습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도마에 오른 법안은 지난 7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처리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위원장 대안’입니다. 

해당 개정안은 크게 5가지 내용으로 돼 있는데, 핵심은 이통사의 휴대폰 요금제 출시에 대해 사전에 정부 인가를 받도록 하는 ‘요금인가제 폐지’와 부가통신사업자에 불법 촬영물에 대한 유통방지 조치의무 등을 부과하는 이른바 ‘n번방 방지 법안’입니다. 

그런데 통상 법안은 정부가 발의한 ‘정부안’이거나 특정 의원들이 동료 의원들의 동의를 얻어 대표발의한 법안인데, 이번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위원장 대안’이라는 좀 생소한 단어가 눈에 띕니다. 

일단 휴대폰 요금인가제 폐지 내용은 박근혜 정부 때인 지난 2016년 6월 규제완화 기조 차원에서 정부안으로 발의된 법안입니다.

반면 부가통신사업자에 성착취물 같은 불법 영상물 유통방지 의무 등을 부과한 n번방 방지 내용은 주로 여당 의원들이 최근 들어 발의한 법안들입니다.

성격과 내용이 전혀 상이한 법안들이 ‘위원장 대안’이라는 이름으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함께 들어있는 겁니다. 

현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장은 MBC 기자 출신인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입니다. 

휴대폰 요금인가제 폐지는 그동안 이통사들의 숙원사업이었는데, 참여연대 등 시민·소비자 단체들은 요금인가제 폐지가 휴대폰 요금 인상과 가계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해왔습니다. 

요금인가제 폐지는 이통사에 휴대폰 요금 결정권한을 완전히 넘겨주고, 전기통신사업법 상 명시된 ‘통신공공성’을 포기하는 ‘개악’이라는 것이 시민단체들의 주장입니다.

그런데 그런 요금인가제 폐지 법안과 누구도 반대할 명분이 없는 ‘n번방 방지법’이 한 법안에 묶였으니 시민단체로선 난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오늘 논평에서 “제도의 취지도, 내용도, 법안 원안의 제출자도 다른 두 법안을 ‘위원장 대안’이라는 하나의 법안에 담아 통신소비자시민단체들이 ‘요금인가제 폐지 법안’을 반대할 경우 자칫 ‘n번방 법안’까지 무산될 수 있도록 꼼수를 부려놓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정부와 국회가 오직 이통사들의 민원 해결에만 눈이 멀어 n번방 법안을 방패막이 삼고 있다“는 것이 참여연대의 주장입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간단하다고 참여연대는 말합니다.

"상임위를 통과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위원장 대안’을 ‘요금인가제 폐지 법안’과 ‘n번방 방지 법안’으로 분리해 후자는 조속히 처리하고, 전자는 철회한 뒤 21대 국회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는 모레 20일 예정돼 있습니다. 여야는 이날 이른바 ‘민생법안’들을 처리하기로 합의한 상태입니다. 

‘n번방 방지 법안’은 불법 영상물 유통과 성착취 범죄 근절 등을 위해 반드시 통과시켜야 하는 화급한 ‘민생법안’입니다. 

‘요금인가제 폐지’는 이통사와 시민·소비자단체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논란의 법안’입니다.

이대로라면 휴대폰 요금인가제 폐지가 n번방 방지와 묶여 함께 처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참여연대는 이를 꼼수라고 비판하는데, ‘꼼수’냐 ‘묘수’냐는 어느 쪽에 서서, 어느 쪽의 신발을 신고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20일 본회의를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