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82년생 김지영’ 속 법 이야기 - 김 팀장과 남녀고용평등법
영화 ‘82년생 김지영’ 속 법 이야기 - 김 팀장과 남녀고용평등법
  • 장정훈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
  • 승인 2019.12.0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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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속의 산하Law] 화제의 영화, 드라마 콘텐츠 내용 중 관객과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법적 쟁점을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들이 칼럼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합니다. 장정훈 변호사는 영화 '82년생 김지영'과 관련된 법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편집자 주

 

장정훈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
장정훈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

조남주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82년생 김지영’은 출산 및 육아로 인해 경력단절이 된 82년생 여성 김지영의 삶을 통해 한국 사회의 여성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82년생 김지영’은 개봉하기 전부터 일부 남성들이 영화가 여성에게 유리한 이야기는 빼놓고 남성에게 불리한 내용만 포함하고 있다는 이유로 영화 평점 테러를 가하면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실제로 제 주위에서도 남녀로 편을 갈라 ‘82년생 김지영’에 대해 싸움과 다를 바 없는 논쟁을 하는 모습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평소 영화관 가는 것을 좋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82년생 김지영’을 보러 가자는 아내의 제안을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였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아내의 제안을 선뜻 받아들이지 못한 것은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 아니라 아마도 남성으로서 한국 여성들이 겪고 있는 고통들을 마주하고 싶어하지 않는 무의식의 발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행히 영화는 실제 회사에서 일어날 법한 사건들을 다루었기 때문에 특별히 남성들에게만 불리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나 심적으로 불편한 느낌이 들지는 않았고 오히려 제 아내가 직장에서 영화에서와 같은 성차별을 받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화가 났습니다.

영화 속 등장인물인 김지영과 김지영이 동경하는 직장 내 여자 상사인 김 팀장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동료들로부터 모욕을 당하고, 특히 김 팀장은 능력이 출중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성들에 비해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김지영과 김 팀장은 직장 내 성차별을 참아야만 하는 것일까요.

직장 내 성차별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는 법규는 여성발전기본법, 고용정책기본법, 직업안정법, 근로기준법,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남녀차별 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 남녀고용평등법이 있는데, 이 중 남녀고용평등법만이 차별행위에 대한 벌칙과 과태료 등의 실효적인 제재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0조는 ‘사업주는 근로자의 교육, 배치 및 승진에 있어서 남녀를 차별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동법 제11조 제2항은 ‘사업주는 근로 여성의 혼인, 임신 또는 출산을 퇴직 사유로 예정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동법 제14조 제1항은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이 확인된 경우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 기타 이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남녀고용평등법 제10조를 위반할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동법 제11조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동법 제14조를 위반할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김지영과 김 팀장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손가락질하는 직장 내 동료들과 여성이라는 이유로 승진에서 불이익을 준 사업주를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고용노동부 등 행정기관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남녀고용평등법상의 처벌 수위가 약한 반면, 고소 또는 진정을 제기한 피해자를 보호하는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어 있지 않다 보니 직장 내 성차별을 문제 삼는 여성이 많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이에 남녀고용평등법상의 처벌 수위를 강화한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긴 하나 성차별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법규의 개정뿐 아니라 교육, 제도 등의 변화도 반드시 수반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장정훈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 lt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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