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커’ 속 법 이야기 〈1〉가족법 쟁점 “조커와 배트맨이 이복형제?!”
영화 ‘조커’ 속 법 이야기 〈1〉가족법 쟁점 “조커와 배트맨이 이복형제?!”
  • 오현교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
  • 승인 2019.11.13 17:3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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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속의 산하Law] 화제의 방송 드라마, 영화 콘텐츠 중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법적 쟁점을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들이 칼럼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합니다. 오현교 변호사는 최신 개봉 화제작인 '조커'를 통해 가족법의 쟁점 등을 다룹니다. /편집자 주

 

오현교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
오현교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

영화 ‘조커’와 가족법 이야기를 풀어나가기에 앞서 이 영화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를 드릴까 합니다.

최근에 큰 흥행을 했던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원작을 만든 마블 코믹스와 양대 산맥을 이루는 DC코믹스는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등의 유명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조커는 그 중에서도 배트맨의 영원한 숙적으로 익히 알려진 빌런 캐릭터입니다.

또한 영화 '조커'는 DC코믹스, 마블 코믹스를 통틀어 빌런 단독 주연 영화로는 최초로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여 개봉 전부터 많은 이목을 끌었습니다. 그러나 주목을 많이 받은 만큼 논란도 많았는데요, 아서라는 불우한 환경에 처한 인물이 조커로 변화하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는 조커의 범죄와 폭력을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우려 섞인 비판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아서 플랙은 어째서 조커가 되었을까요? 영화 조커는 주인공 아서 플랙(호아킨 피닉스 분)이 삐에로 분장을 하며 자신의 입에 손가락을 넣어 억지웃음을 지어 보이는 장면으로 시작이 됩니다. 아서의 엄마는 언제나 아서에게 "행복한 표정을 지어라"(Put on a happy face!)면서 아서를 해피라고 부르곤 했습니다.

아서의 엄마는 고담시의 거물급 인사인 토마스 웨인(첨언하자면 토마스 웨인은 브루스 웨인의 아버지입니다. 브루스 웨인은 극중 배트맨의 이름입니다)의 집에서 가정부로 일했던 과거 얘기를 하면서 매일같이 자신과 자신의 아들을 도와달라며 편지를 씁니다. 물론 답장은 오지 않죠. 그러던 어느날 아서는 엄마가 쓴 편지를 뜯어봅니다. 그 편지에는 자신이 브루스 웨인의 아들이라는 이야기가 담겨있었는데요. 아서는 우여곡절 끝에 브루스 웨인을 만나지만 돌아온 것은 '너의 엄마는 너를 입양한 거고, 지독한 정신병자'라는 힐난과 함께 날아든 주먹 펀치뿐이었습니다.

이후 아서는 엄마의 정신병력 기록을 찾기 위해 아캄 정신병원에 방문해서 브루스 웨인이 했던 말들이 모두 사실임을 확인하고, 더불어 자신의 엄마는 그녀의 남자친구가 아서를 학대하는 것을 방관했고 끔찍한 학대로 인해 자신이 정신병을 얻게 됐다는 사실까지도 알게 됩니다. 받아들이기 힘든 가혹한 진실 앞에서 아서는 조커가 되는 길을 택합니다.

영화가 끝나고 아서가 조커로 변하게 된 결정적 이유가 무엇일지 생각하다 보니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냉대나 멸시 또는 우발적인 살인의 경험 때문이라기보다는 엄마라는 절대적 존재에 대한 처절한 배신감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하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변호사의 입장에서 본다면, 라디에이터에 아서를 묶어놓고 폭행한 엄마의 남자친구의 행동 및 그를 방관한 엄마의 행동이 아동학대특례법상 학대죄와 방임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는 점엔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물론, 아서의 극중 나이를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어린 시절로부터 10년도 훌쩍 넘게 지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공소시효 완성 여부는 별론으로 하겠습니다).

여기서 아서의 엄마가 양엄마라는 사실이 죄의 성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는데요. 그 이유는 아동학대특례법상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아동’에 대한 학대 행위 및 방임 행위를 처벌하고 있어 처벌 대상이 비단 친부모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요. 따라서 최근 국민들로부터 공분을 샀던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들의 가해자인 보육교사 등도 모두 아동학대특례법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됩니다.

사실 여기까지의 이야기는 토마스 웨인의 주장이 모두 사실임을 전제로 한 것인데요. 이 영화의 더욱 흥미로운 점은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겨놨다는 데에 있습니다. 바로 아서가 토마스 웨인의 진짜 아들일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인데요. 아서의 엄마가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 뒤에 쓰여있던 ‘love your smile -T.W(토마스 웨인)-’라는 글귀가 그 단서가 됩니다. 그러니까 아서 엄마의 주장대로라면 아서는 토마스 웨인의 친아들이고 배트맨과는 이복형제가 되는 것이지요.

만약 아서가 토마스 웨인의 친아들이라면 곤궁한 상황에 처한 아서와 그의 엄마가 토마스 웨인에게 어떠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까요. 만약 아서가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토마스 웨인에게 자신의 권리를 당당하게 주장했더라면 아서는 조커가 되지 않았을까요.

다음 편에서 계속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현교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 lt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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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행인 2019-11-16 20:47:12
정직하고 선한 인식에서 나오는 명쾌한 법리적 해석에 감탄하고 갑니다.

오병열 2019-11-13 21:57:52
다음편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