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6회 변호사시험 발표 앞두고 변협-법전협 해묵은 논쟁 재연 변협 "변호사 배출 너무 많다" vs 법전협 "더 늘려야 양질 법률서비스"

 

 

[리포트]

서울중앙지방법원 등 주요 법원과 검찰이 위치한 서울 서초동 이른바 ‘법조 타운’입니다.

법무법인 사무실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고 건물 전체가 변호사 사무실로만 이뤄진 빌딩도 여럿 있습니다.

변호사 '무한 경쟁' 시대, 그나마 서초동에 사무실을 낼 정도면 사정이 좋은 편입니다.

변호사 수는 늘고 수임은 잘 안되고 그나마 수임료도 적고, 개인 사무실은 엄두도 못내고 아예 자신의 집을 사무실로 등록한 경우도 있습니다.

형사 사건 등 기존 전통적인 변호사 업무 외에 부동산 중개 분쟁 등 그 전엔 법무사나 공인중개사가 하던 영역까지 기웃거려야 할 정도로 일부 변호사들의 사정은 좋지 않습니다.

[장상현 / 법무법인 해밀 변호사]

"(수임 가능한) 법률 문제는 제한되게 발생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 두 가지 요인 때문에 로스쿨에서 변호사들 많이 배출되고 유사 직역에 계신 분들도 많이 있고..."

변호사 수가 급격히 늘어 그렇다는 것이 일부의 주장인데, 논란의 중심엔 로스쿨이 있습니다.

로스쿨은 지난 2012년 제1회 변호사시험 1천451명을 시작으로, 2013년 이후 매년 1천500명 넘는 변호사를 배출해오고 있습니다.

지난 5년 간 7천700명에 육박하는 변호사가 로스쿨을 통해 나온 겁니다.

2017년 기준 전체 변호사 수가 2만2천580명이니까, 불과 5년 만에 로스쿨 출신들이 전체 변호사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 겁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 제6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해묵은 논쟁이 또 재연됐습니다.

먼저 불을 댕긴 건 대한변호사협회입니다.

변협은 성명을 내고 ‘로스쿨 입학 정원 대비 합격자 75%’ 라는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라고 법무부를 압박했습니다.

변협에 따르면 변호사시험 첫 해에만 로스쿨 정원 대비 합격률이 72.5%였고, 이후엔 매년 합격률이 올라가 지난해엔 80%에 육박했습니다.

법무부가 법률 수요는 고려하지 않고 변호사 숫자만 늘려 변호사들을 저가 수임 등 무한 경쟁으로 내몰고 있다는 겁니다.

변협은 나아가, ‘75% 합격 가이드라인’ 자체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인위적으로 비율을 맞추려다 보니 일부 자질이 부족한 응시생도 변호사가 되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이는 결국 양질의 법률 서비스 제공이라는 로스쿨 출범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 변협의 주장입니다.

[이율 / 변협 공보이사]

“계속해서 변호사를 대량 배출한다고 하는 것은 결국은 우리 변호사 시장 전체, 더 나아가서 법조 시장 그리고 국민들한테 전부 나중에 불리한 또 좋지 않은,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저희들이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이지 단순하게 우리 기득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로스쿨로 구성된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이하 법전협)는 발끈했습니다.

왜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변호사들의 경쟁이나 생활을 고려해 결정해야 하냐며, 변협이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법전협에 따르면 사법시험과 변호사시험을 합한 전체 신규 변호사 배출자 수는 2012년 2천481명을 정점으로 매년 줄기 시작해 작년엔 1천881명으로, 2012년과 비교하면 600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신규 변호사 배출 수는 줄고 있는데 변협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같은 자료를 토대로 법전협은 ‘왜 변호사들로 구성된 법조계는 무한 경쟁을 하면 안되냐’고 반문하며, 변협이 밥그릇 지키기에 급급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줄이는 게 과연 공익을 위한 것이냐며 합격자 수를 더 늘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변호사 수가 늘어날수록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법률 서비스가 가능해져 국민 편익이 늘면 늘지 줄 일이 뭐가 있냐는 겁니다.

일선 로스쿨의 이런 요구는 이른바 ‘변시 낭인’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과도 무관치 않습니다.

지난 2012년 87%였던 변호사시험 응시자 대비 합격률은 누적 응시생이 늘어나면서 지난해에는 55%까지 떨어졌습니다.

첫 해엔 10명이 응시하면 9명 가까이 붙었는데 지금은 6명도 합격하지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손인혁 /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적어도 로스쿨 제도에서는 그런 식으로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 가면서 실패해서 낭인이 되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보다는 합격률을 높여서 어느 정도 법조인으로서 직업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스탠드업]

사법시험을 통한 법조인 배출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끝이 납니다.

많아도 탈이고 적어도 탈인 변호사 수급.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라 공청회 등을 통한 의견 수렴과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법률방송뉴스 김효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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