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은 왜 3배인가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은 왜 3배인가
  •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승인 2019.04.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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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배 손해배상, 징벌적 효과 크지 않아... 배상범위 더 확대해야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몇 년 전 수백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여전히 우리의 기억에 생생하고, 아울러 독일산 자동차 수백 대가 화재로 불타버린 사건도 강하게 기억되고 있다.

이러한 막대한 피해를 입힌 가해 기업에 대하여는 종래의 단순한 손해배상만으로는 배상의 효력이 없으므로 이른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력하게 주장되었고 이미 몇몇 법률에 3배 배상이라는 형식으로 도입되기도 하였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란 손해를 야기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실제 손해만을 배상하는 데 그치는 일반적 손해배상제도와 달리, 원래의 손해액을 훨씬 뛰어넘는 금액을 가해자에게 배상케 함으로써 단순한 손해배상 차원이 아닌, 위법행위에 대한 강력한 제재적 성격을 반영한 제도이다.

원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우리나라에는 없던 제도였는데 2011년 하도급법에의 도입을 시작으로 현재 몇몇 법률에 3배 배상의 형식으로 도입되어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의 기원은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이 명확히 분리되지 않은 고대법에서 유래한다.

그런데 대륙법계에서는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이 분리되면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사라졌지만, 영미법계에서는 보통법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이 인정되면서 지금까지 그 제도가 이어지고 있다.

즉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주로 영국, 미국, 캐나다 등 영미법계 국가들이 주로 채택하여 시행하고 있는데, 특히 미국의 반트러스트법 중 하나인 클레이튼법 제4조에 규정된 3배 배상제도가 대표적인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2011년 하도급법에 처음 3배 배상제도가 도입되었고, 2015년에는 신용정보법과 개인정보보호법에 도입되었으며, 2016년에는 정보통신망법에도 도입되었다.

2017년에는 제조물책임법에 도입되었고 2018년에는 드디어 경제법의 기본법인 독점규제법(공정거래법)에 도입되기에 이르렀다.

소비자의 권익 증진과 공정경쟁의 확립이라는 경제법의 이념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내용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도입이 매우 바람직하고, 따라서 피해가 큰 소비자법 분야 사건이나 명예훼손 사건과 같은 매우 고의적인 인격권 침해 사건 등에 적극적으로 도입이 검토돼야 한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바와 같이 '대륙법계의 법제도에는 실손배상이 원칙이므로 징벌적 손해배상 개념은 우리 법제와 맞지 않는 영미법계 제도일 뿐이고 이를 도입하는 것은 무리'라는 비난은 이 제도 외에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도입 불가 사유로 고려되어야 할 의미는 없는 지적이다.

따라서 경쟁법과 소비자법 등 법률영역에, 특히 다수 피해자가 발생하는 경우를 대상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매우 타당하다.

그런데 왜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면서 모든 법률에 반드시 3배 배상으로만 규정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1914년 제정된 미국의 클레이튼법이 3배 배상제도의 시초로 되어 있는데 그로부터 이미 백년이 지난 미국에서는 3배 배상제도가 거의 사라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뒤늦게 이 3배 배상제도를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적 상황에서 대기업의 경우에 3배 정도의 손해배상은 징벌적 효과가 전혀 크지 않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3배 배상에 그칠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배상이 가능하도록 배상책임을 강화하여 5배 배상이나 10배 배상 또는 아예 상한 없는 손해배상이 가능하도록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이 제도는 법 위반자에게 형벌의 두려움이 아닌, 보다 실제적인 경각심을 일으켜 가해행위를 스스로 자제하게 만드는 일반예방적 효과가 매우 크므로 그야말로 실효성 있는 손해배상제도라고 할 수 있다.

일부에서 우려하고 있는 소 제기 남발 등 부작용에 대해서는 법원의 중립적 태도에 의하여 충분히 합리적으로 운용될 수 있을 것이다.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lt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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