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 존 패터슨 범행 20년 만에 징역 20년 확정
'이태원 살인사건' 존 패터슨 범행 20년 만에 징역 20년 확정
  • 김경희 기자
  • 승인 2017.01.25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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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조중필씨 어머니 "하늘에 있을 우리 중필이가 한을 푼 것 같다"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 아더 존 패터슨에게 징역 20년이 확정됐다. 사건 발생 20년 만의 일이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5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패터슨에 대해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생명을 젊은 나이에 잃게 됐고 피해자 가족은 크나큰 정신적 충격을 받고 오늘까지 20년가까운 세월 동안 고통 속에 지내왔다”며 “피고인은 전혀 알지 못하는 피해자를 아무 이유없이 참혹하게 살해했고, 범행을 자백하고 피해자 가족에 용서를 구할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는데도 범행 책임을 에드워드 리에게 떠넘기려는 행태를 보이는 등 자신의 억울함만을 강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20년 만에 징역 20년이 확정 선고된 '이태원 살인사건'의 범인 아더 존 패터슨. /연합뉴스

재판부는 이어 “기록과 증거에 의해 인정되는 피고인의 나이,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 조건 여러 가지를 살펴볼 때 원심이 1심의 양형 판단을 유지한 것이 옳다고 판단된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재판에 참석한 피해자 조중필씨의 어머니 이복수씨는 선고 후 취재진과 만나 “마음이 홀가분하다. 하늘에 있을 우리 중필이가 한을 푼 것 같다"며 “법이 바뀌어서 (에드워드 리도) 다시 판결을 받아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심경을 밝혔다.

이태원 살인사건은 1997년 4월 3일 오후 9시50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햄버거가게 화장실에서 대학생이던 조중필(당시 22세)씨가 칼에 찔려 무참히 살해된 사건이다.

당시 화장실에는 패터슨과 친구 에드워드 리 2명만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고, 두 사람 모두 혐의를 부인하면서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검찰은 당초 에드워드 리가 단독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해 살인 혐의를, 패터슨에게는 증거인멸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그러나 1999년 9월 에드워드 리는 파기환송심 끝에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복역 중이던 패터슨은 1998년 8월 15일 형집행정지 결정을 받고 석방돼 미국으로 돌아갔다. 출국정지 기간 연장을 놓친 검찰 실수를 틈탄 것이었다.

에드워드 리의 무죄가 확정된 후 조씨의 부모가 패터슨을 살인 혐의로 고소했지만 패터슨이 이미 미국으로 도주한 터라 사건 해결은 더욱 어려워졌다. 이 사건과 관련해 담당 검사는 위자료 3천400만원 판결을 받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09년 이 사건을 모티프로 한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이 개봉하면서 전국민적 관심과 공분이 일었다. 검찰은 재수사에 착수한 끝에 2011년 12월 패터슨을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미국에서 체포된 패터슨은 범죄인 인도 재판을 받아 2012년 미국 법원의 인도 허가 결정이 나왔지만, 인신보호 청원 등을 내면서 소환일이 다시 미뤄졌다.

패터슨이 제기한 인신보호 청원이 기각되면서 도주 16년, 사건 발생 18년 만인 2015년 9월 23일 패터슨은 인천공항을 통해 송환됐다.

1심 재판부는 패터슨은 물론 에드워드 리 역시 살인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에드워드 리의 경우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처벌할 수 없었고, 패터슨만 징역 20년이 선고됐다. 20년 형은 패터슨이 이 사건 발생 당시 만17세였던 점을 감안할 때 적용될 수 있는 최고형이다.

2심 역시 1심 재판부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김경희 기자 kyeonghee-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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