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2차 공판... 포레카 우선협상대상 컴투게더 전무 증언 주모 전무 "대표가 신변 위협 느껴 관련 자료 넘겨주기도 했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씨의 최측근 차은택씨의 2차 공판에서 포스코 계열의 광고대행사 포레카 강탈 시도 의혹의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13일 열린 공판에는 포레카 인수에서 우선협상대상이었던 컴투게더 직원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컴투게더 주모 전무는 한모 대표가 포레카 지분 강탈 시도에 상당한 심리적인 압박감을 느꼈고, 자신의 신상에 문제가 생길 것에 대비해 관련 자료를 직원에게 넘기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포레카 지분 강탈 시도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차은택씨가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주 전무는 “2015년 말쯤 한 대표가 녹음파일이 담긴 USB를 하나 주며 본인 신상에 무슨 일이 생기면 그때 쓰일지 모르겠다면서 잘 보관하라고 했다”며 “2015년 3월부터 녹음돼 있는데, 이야기가 하도 어이없고 말이 안된다고 생각해 녹음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녹음을 들어봤는데 협박과 강요가 집요하고 심했다”며 “한 대표 체중이 49㎏까지 빠진 적도 있다. 겉보기는 물론 심적으로도 힘들어보였다”고 말했다.

주 전무는 특히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과거 같은 회사 선배였던 한 대표에게 고압적인 말투로 ‘묻어버리겠다’는 등의 협박을 했다고 증언했다.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공동취재단

주 전무는 “‘재단이라는 게 있는데 거기서 형을 묻어버리라고 했다. 말 안들으면 세무조사도 할 수 있다’ 이런 식의 압박이 있었다”며 “(걱정해주면서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건조하게 말했고, (협박이나 강요처럼) 그렇게 들렸다”고 증언했다. 송 전 원장이 “30년지기인 한 대표를 걱정해 선의로 알려준 것일뿐 협박은 아니었다”고 주장한 대목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얘기다.

주 전무는 포레카 지분 강탈 압박의 배경에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최순실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차씨 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증언했다.

주 전무는 “녹음에서 송 전 원장이 ‘어르신’이라는 표현을 썼다”며 “당시에는 차은택씨를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언론 보도 이후 그게 최씨나 박 대통령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주 전무는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한 대표에게 이같은 사실을 외부에 알리자고 제안했다”며 “처음에는 회사가 시끄러워질 것을 우려한 한 대표가 이를 꺼렸지만, 추후 언론보도 등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주 전무는 이후 한 대표와 함께 포레카 인수와 관련한 내용들을 정리해 ‘포레카 게이트 관계도’를 만들고, 시간 순서에 따른 ‘타임테이블’도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날 주 전무가 공개한 포레카 관계도에는 박 대통령과 안 전 수석이 왼쪽에, 최씨와 차씨 등이 오른쪽에 적혀 있다. 직접 녹취록을 통해 확인한 부분은 굵은 선으로 돼 있고, 언론으로 확인한 부분은 실선으로, 관계가 있을 것 같지만 명확하지 않은 부분은 점선으로 표시돼 있다. 최씨와 차씨 사이, 박 대통령과 안 전 수석 사이는 실선으로 표시돼 있다. 박 대통령과 최씨 사이는 점선으로 표시돼 있었다.

검찰은 이 관계도를 이원적으로 그린 이유에 대해 물었고, 주 전무는 “포레카 매각과 관련해 청와대와 최씨 측 양쪽에서 이원적으로 압박을 받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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