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하고 있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유튜브 캡처
24일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하고 있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유튜브 캡처

[법률방송]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25"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며 북미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김계관 제1부상은 이날 '위임에 따라' 발표한 담화에서 "만나서 첫술에 배가 부를리는 없겠지만 한가지씩이라도 단계별로 해결해 나간다면 지금보다 관계가 좋아지면 좋아졌지 더 나빠지기야 하겠는가 하는 것쯤은 미국도 깊이 숙고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임에 따라'라는 문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뜻이 담겼음을 의미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던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하자 북 측이 서둘러 봉합에 나서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 24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21일 미국 부대통령 펜스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조선이 리비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느니, 북조선에 대한 군사적 선택안은 배제된 적이 없다느니,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라느니 뭐니 하고 횡설수설하며 주제넘게 놀아댔다"는 등의 강경 발언들을 내놔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회담 취소 결정의 빌미를 만든 바 있다.

미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 취소한 것은 특유의 협상 전술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자서전 '거래의 기술'에서 언급한 '테이블에서 기꺼이 퇴장하는' 협상 전술을 직접 차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전향적인 자세에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북미정상회담장 문을 반쯤 열어 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금융규제완화 법안 서명식에서 "지금 예정된 정상회담이 열리거나 나중에 어떤 시점에 열릴 수도 있다"며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최강의 군이 준비돼 있다"며 군사옵션 카드를 내보인 뒤 "혹시라도 김정은이 건설적인 대화와 행동에 나설지 또 언제 그렇게 할지 기다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북한에 대해 정상회담을 하고 싶으면 미국에 대한 적대적 태도를 바꾸고 성의 있는 모습을 보이라는 암묵적 요구를 하고 있는 셈이다.

비핵화 등과 관련해 더 많은 양보를 주문하는 요구로도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 의지를 분명히 한 만큼 공은 다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넘어갔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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