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받는 법무행정 실현 위해 쉼없이 노력""법무·검찰에 주어진 소명 다시 인식해야"2015년 7월 9일 취임, 510일간 재임 기간 마쳐
김현웅(57·사법연수원 16기) 장관은 29일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무엇이 올바르고 더 나은 길인지 심사숙고한 끝에 사직하기로 했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지하 강당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사직을 결심하기까지 수없이 많은 고민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검정 정장에 왼쪽 가슴에 꽃을 단 김 장관은 "장관으로 취임한 이후 오직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의 자세로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법무행정을 실현하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해 왔다"고 이임사를 시작했다.
'민무신불립'이란 윗사람이 신의가 없으면 백성이 동요해 이탈하게 된다는 뜻의 4자 성어로 논어 '안연편'에 나온다. 김 장관은 지난해 취임사에서도 이 고사성어를 언급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 장관이 인사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던지는 말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김 장관은 "법무·검찰은 국가 존립의 근간인 법질서 확립을 이루어 낼 막중한 책무가 있음을 한 순간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어려울수록 원칙과 정도를 굳게 지키고 각자 맡은 바 임무를 흔들림 없이 수행해 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위기를 맞아 잘못된 것을 고치고, 바로 세운다는 '부위정경(扶危定傾)'이란 말처럼 그동안의 우리 모습을 되돌아보고 법무·검찰에게 주어진 소명이 과연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깊이 인식하여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부위정경'은 '위기를 맞아 잘못됨을 바로 잡고 나라를 바로 세운다'란 의미다. 이 역시 국가적 위기를 엄단하려는 검찰에 대한 응원임과 동시에 흔들림 없이 역할을 해달라는 법무·검찰을 향한 당부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김 장관은 "언제 어디서나 여러분의 정진과 성공을 응원하겠다. 그동안 정말 고마웠다"는 말로 27년 공직 생활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7월 9일 취임한 김 장관은 이날 이임식을 끝으로 1년 5개월 동안의 재임을 끝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사의를 거두도록 여러 차례 설득했으나, 김 장관이 뜻을 굽히지 않자 결국 28일 사표를 수리했다.
김 장관의 사퇴로 법무부 장관의 공석은 후임 인선이 있을 때까지 이창재(51·연수원 19기) 차관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한편 이날 이임식에는 이 차관, 김주현 대검 차장 등 법무부·대검찰청 소속 검사와 직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