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정, 지명 24일 만에 "임명권자에 부담..." 입장문 내고 사퇴 1년 반 만에 주식 평가액 12억원 넘게 늘어 '불법 거래' 의혹 "불법 없었다" 해명했지만 무엇이 '국민 눈높이'인지 돌아봐야

 

 

[앵커]

‘주식 대박’ 논란으로 내부자 거래 의혹까지 제기된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오늘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사퇴의 변을 요약하면 ‘그 어떤 불법적인 일도 저지르지 않았지만, 본인 문제가 문재인 대통령이나 헌법재판소에 부담으로 작용할까봐 스스로 그만둔다‘입니다.

먼저 장한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오늘 헌법재판소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사퇴했습니다.

지난 8일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후보자로 지명된 후 24일 만입니다.

이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지난 1년 6개월 간 보유 주식 평가액이 2억 9천만원에서 15억원으로 12억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었습니다.

특히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거래를 통해 불법 시세차익을 거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왔습니다.

이 후보자가 5억 3천만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내츄럴엔도텍 종목의 경우, 2013년 이 후보자가 비상장 주식을 매입한 지 수개월 후 바로 상장됐으며, 상장 후에는 무상증자로 2만 4천주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내부정보에 의한 주식거래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내츄럴엔도텍은 이른바 ‘가짜 백수오 파동’ 관련 업체로, 이 후보자가 소속된 법무법인이 사건을 수임한 것으로 밝혀져 의혹은 더욱 증폭됐습니다.

야당은 어제 금융감독원에 이 후보자의 주식거래를 조사해 달라는 진정서를 접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금감원도 ‘그렇다면 조사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오늘 오전 바른정당 오신환 의원은 금감원의 상급기관이자 더 강력한 조사 권한을 가진 금융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이유정 후보자는 그 직후 헌재를 통해 사퇴 의사를 전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헌법재판관 후보자 직을 사퇴하며’라는 입장문을 통해 “제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여 불법적인 주식 거래를 하였다는 의혹들은 분명 사실과 다르다“며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어제도 기자회견을 자청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했지만, 여론을 되돌리지 못했고 결국 하루 만에 자진 사퇴하게 된 겁니다.

자진 사퇴 이유에 대해 이 후보자는 “저의 문제가 임명권자와 헌법재판소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제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 “제가 생각하는 헌법재판관으로서 역할도 아니라고 판단하였다“고 밝혔습니다.

악화된 여론의 불똥이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헌재로 튀는 걸 막기 위해 스스로 그만두는 것일 뿐, 법적인 문제는 없다는 주장과 ‘여론 재판’에 대한 불만을 에둘러 표현한 것입니다.

이 후보자는 그러면서도 “그런 의혹과 논란마저도 공직 후보자로서의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며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스탠드업]

이유정 후보자의 오늘 자진 사퇴로 헌법재판소는 온전한 9인 재판관 체제가 아닌, 지난 2월 이후 7개월 간 계속돼 온 8인 재판관 체제를 당분간 더 유지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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