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선고공판 방청 경쟁률 '15 대 1'... 박 전 대통령 첫 재판 2배
중·고교생 데려온 학부모부터 박사모 회원까지 응모자도 다양
일부 시민 "일반인 방청석 적다" 항의했지만 큰 문제 없이 마무리

 

 

[앵커]

오늘(22일) 서울회생법원에선 사흘 뒤에 열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선고 공판 방청권 추첨이 진행됐습니다.

무려 15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하는데 시민들은 왜 이 부회장 재판을 보려고 하는지, 법률방송 현장기획, 석대성 기자가 추첨 현장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서초동 서울회생법원입니다.

재판정 복도를 따라 긴 줄이 늘어서 있습니다.

9시 45분, 입장이 시작되자 사람들이 물밀 듯 재판정 안으로 밀려 들어가고, 재판정은 이내 꽉 차버립니다.

아직 앳돼 보이는 학생에서 나이 지긋한 어르신까지, 연령대도 성별도 다양합니다.

모두 사흘 뒤 열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선고 재판 방청권 추첨에 응모하기 위해 온 사람들입니다.

454명, 30명 추첨에 454명이 몰려들어 15.1 대 1.

박근혜 전 대통령 첫 재판 추첨 경쟁률 7.7 대 1보다 두 배 정도 높은 겁니다. 

재판 방청권 추첨 경쟁률로는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세기의 재판'이 궁금하다는 사람부터, 고등학생 자녀들에게 '산 교육'을 시키기 위해, 또는 이 부회장을 응원하기 위해 왔다는 사람까지.

재판을 방청하려는 사연도 이유도 다양합니다.

[이계향 54세 / 서울 구의동]

"세기의 재판이니 내가 보고 싶었어요. 나만 갈까 했는데 우리 애들이 생각이 난 거예요. 학교 좀 빠져서라도 같이 봤으면 그 생각이 들어서 그래서 오게 됐어요."

[김지현 19세 / 서울 구의동]

"엄마가 오늘 재판 방청권 추첨한다고 하셔서, 한 번 경험해 보면 좋겠다고 하셔서. 맨날 경험해볼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안상구 72세 / 서울 양재동]

"(이재용 부회장) 응원하죠. 우리 삼성 부회장님을 징역을 시킨다? 절대 안 되는 겁니다. 그리고 왜 젊은 패기를 꺾습니까, 뭘 도와줬다고."

신분증을 확인하고 응모함에 응모권이 들어가는 걸 지켜보고, 저희 법률방송도 직접 응모에 참여해 봤습니다.

"문자로 당첨 여부를 알려주니 귀가해도 좋다"는 안내자의 말에도 사람들은 추첨장을 떠나지 않고 대부분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신분증만 확인하고 정작 응모권은 안 내고 갔다가 다시 돌아와 응모권을 제출하는 등 이런저런 해프닝 끝에 기대 반 설렘 반, 이제 남은 건 추첨 결과를 기다리는 것뿐입니다.

[추첨 안내자]

“지금 들어오신 분까지 응모 마치고 바로 추첨 시작하겠습니다.”

추첨이 시작되자 재판 방청권이 뭐라고, 묘한 긴장감이 흐르기도 합니다.

[추첨 안내자]

"1번, 1번..."

불리는 번호에 따라 추첨장은 이내 희비가 엇갈립니다.

[김종우 75세 / 경기 용인시 구석리]

"다행히 참관하게 돼서, 참관 한 번 제대로 해보려고. 아침부터 일찍이 시작했는데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박모씨 65세 / 서울 반포동]

"근데 사실은 기쁘지는 않아. 그냥 당첨이 됐다는 것만 기쁘지. 가서 보는 게 재벌이 선고받는 건데... 내 자식 같기도 하고, 형제 같기도 한데 뭐가 좋겠어.”

'세기의 재판' 방청을 원했던 일가족 3명은 아쉽게도 모두 낙첨했습니다.

[김민종 15세 / 서울 구의동]

"학교를 좀 늦게 빠지고 이렇게 왔으니까 비록 떨어졌더라도 집에서 뉴스로 볼 생각은 있는 거 같아요."

추첨에서 떨어진 일부 시민들이 "일반인 배정 방청석이 왜 30석밖에 안 되냐"고 항의하는 등 일부 반발이 있긴 했지만, 추첨은 큰 문제 없이 끝났습니다.

오늘 이재용 부회장 선고재판 방청권 추첨에 당첨된 사람은 재판 당일 오후 1시 30분부터 서울법원종합청사 서관 1층 입구에서 방청권을 받아 이 부회장 재판에 참관할 수 있습니다.

방청권 양도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법률방송 석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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