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상관없음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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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방송뉴스]

전공의들의 병원 이탈에 이어 전공의를 대신하고 있는 전임의마저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의대 졸업생들의 인턴 임용 포기도 잇따르면서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인한 의료 공백 사태가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이 일주일째를 맞은 이날 중증·응급환자가 몰리는 서울의 주요 대형병원(서울대·서울아산·삼성서울·세브란스·서울성모병원)들은 수술 건수를 50% 안팎으로 줄였습니다.

이 병원들은 응급·위급한 수술에 우선 순위를 두고 인력을 배치하고는 있지만 절대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달 말께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는 전임의들의 진료 중단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임의는 전문의 자격 취득 후 병원에 남아 1~2년간 세부전공을 수련하는 의사입니다.

조선대병원의 경우 전임의 10여 명이 재임용 포기서를 제출하고 내달부터 근무하지 않겠다고 통보했습니다. 기존 전임의들이 재계약을 하지 않고 새 전임의마저 투입되지 않으면 전임의에 의존하는 진료과는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현재 전임의는 중환자실과 응급실 등에서 근무를 중단한 전공의들의 빈 자리를 메우고 있는 만큼 이런 움직임이 확산하면 의료 차질이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의대생들은 의대를 졸업한 후 내달 병원에서 인턴으로 전공의 수련을 시작하는데, 임용을 포기하는 사례들도 전국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습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인턴의 90~95% 이상이 지난 22일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인턴 오리엔테이션(OT)에 불참해 임용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이달 말 기존 인턴들이 병원과의 계약이 종료되는데, 신입 인턴들이 이들의 빈 자리를 채우기 어려워진 것입니다.

조선대병원은 신입 인턴 전원(32명)으로부터 임용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 받았습니다. 부산대병원의 경우 내달부터 근무하기로 했던 인턴 50여 명이 임용 포기서를 제출했습니다.

전남대병원은 인턴 86명, 경상대병원은 인턴 37명이 임용 포기서를 각각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의 경우 인턴 전원(32명)이 임용을 포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와 의료계 간 강대강 대치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업무개시명령 위반 시 면허 정지, 미복귀 시 체포영장 발부 및 주동자 구속 수사 등 강경 대응 방침을 내놓고 있지만 사태가 악화일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의대교수들이 정부와 전공의 사이에서 중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성사되지 않을 경우 내달이 되면 교수들까지 지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때가 되면 의료대란이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지방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의협 비대위와 별도로 움직이고 있어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면서 "이해당사자인 정부와 전공의들의 대화와 협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의사 집단행동이 장기전으로 접어들자 전국 일선 검찰청이 검·경 협의회를 통해 경찰과 협력체계를 구축하며 신속한 사법 처리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진료 중단이 확인된 전공의들에게 업무개시(복귀)명령을 내리고 불응 시 '의사면허 정지·취소' 등의 행정조치와 고발 조치를 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검사 1명이 복지부에 파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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