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방송뉴스]

환자와 환자 가족들이 아우성이다. 긴급하게 대형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하는 환자나 환자 가족들은 응급실 문 앞에서 발만 동동거리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 ‘빅5’ 서울의 대형 병원들을 비롯해 의료계가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조치에 반발해 파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병원의 중추 진료 인력인 전공의들은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대 학생들은 ‘동맹 휴학’이라는 방식으로 학교를 나오지 않는 사태가 발생했다. 정부는 '엄정 대응' 방침을 유지하며 업무개시명령 등으로 전공의들을 돌려세우려 하고 있지만, 전공의들의 대오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 정부와 의사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환자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전체 전공의 대부분이 근무하는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에 따르면 거의 만 여명에 가까운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와 의료계 사이의 갈등을 중재하기 보다는 의사 입장에서 정부에 강력하게 반발하게 있어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과연 국민 여론은 어떨까. 정부의 4대 의료 개혁의 핵심은 필수 의료 분야의 적정 의사 수를 확보하고 의사 진료와 수술에 법적 부담을 해소하여 의료 인력이 불충분한 지방 의료 인프라를 강화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다른 국가들이나 선진국과 비교할 때 2035년경이 되면 만 여 명 정도의 의료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되는 실정이다.

국민 여론은 정부의 의료 개혁에 힘을 전폭적으로 실어주고 있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13~15일 실시한 조사(전국 1,002명 무선가상번호 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신뢰수준±3.1%P 응답률13.7%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어보았다. ‘긍정적인 점이 더 많다’는 의견이 76%로 압도적이다. ‘부정적인 점이 더 많다’는 응답은 고작 16% 밖에 되지 않는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 역시 다르지 않다.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오피니언라이브 캐치애니(CatchAny)로 지난 15~21일 기간 동안 ‘전공의 사직’에 대해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와 빅데이터 긍부정 감성 비율을 도출해 보았다. 전공의 사직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혼란’, ‘우려’, ‘가중되다’, ‘호소하다’, ‘극성’, ‘여유생기다’, ‘대재앙’, ‘폐업’, ‘적극적’, ‘충격적’, ‘의심’, ‘비판’, ‘차질빚다’, ‘불안한마음’, ‘큰피해’, ‘괜찮다’, ‘한계있다’ 등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부정적 감성 연관어로 도배되어 있다. 빅데이터 긍부정 감성 비율은 긍정 13%, 부정 75%로 부정이 압도적이다.(그림)

정부의 의료 개혁 정책이 완벽할 수는 없다. 전공의와 의대생 그리고 의사 단체는 정부의 정책에 반발할 수 있는 권리도 있다. 하지만 의사들이면 누구나 공감하는 히프크라테스 선서의 핵심은 ‘환자’에 있다. 적어도 돈이 아니라 환자를 강조하는 의사라면 전공의들이 앞 다투어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대생들이 동맹 휴학을 하는데 반기를 들어야 한다. 적어도 '仁術濟世(인술제세·의료로 세상을 구한다)'를 아는 의료인이라면 사직보다, 파업보다, 휴학보다 환자가 우선임을 알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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