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방송뉴스]

이 기업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기록한 평균 영업이익률은 무려 30.1%다. 국내 제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4%이고 2008년 이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았던 것이 2018년 22.9%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실적이다.

삼성전자를 훌쩍 넘어서는 놀라운 실적을 거둔 이 기업은 어디일까? 도대체 어떤 혁신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기에 이런 실적을 거둘 수 있었을까? 이 기업은 바로 치킨업체 bhc다.

호실적의 가장 큰 비결은 ‘스킴플레이션(가격을 그대로 둔 채로 더 싼 재료로 바꾸는 식품업체의 꼼수경영)’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bhc는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재료는 싼 것으로 바꾸면서도 가격은 오히려 올리는 '혁신'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지난해 5월 국내산 수급이 어렵다는 이유로 순살치킨 메뉴 7개의 닭고기를 브라질산으로 바꿨던 bhc는 지난해 12월 원부자재 가격 인상 등을 이유로 85개 메뉴 가격을 500~3,000원 인상하면서 브라질산 닭고기 사용 메뉴도 동시에 가격을 올렸다.

브라질산 닭고기 가격은 국내산의 반값 수준이고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수입산 닭고기에 할당관세 0%를 적용하고 있다.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은 bhc를 겨냥해 “꼼수를 넘어선 소비자 기만”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bhc가 이처럼 꼼수경영을 하기 시작한 것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대주주로 들어오면서부터라고 한다. MBK파트너스가 경영에 참여한 이후 bhc는 정부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치킨 가격을 서슴지않고 올리는 것은 물론 가맹점주들과 납품단가를 놓고 자주 충돌해 공정위 조사를 받기도 했다.

사모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는 펀드로, 주식, 부동산, 부실채권, 기업경영권 등 돈 되는 곳을 찾아다니며 높은 투자수익을 노린다. 최근에는 기업 투자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경영 참여를 하는 사모펀드가 늘어나고 있는데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의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는 2022년 3분기 기준으로 1,094개에 이르고 약정금액은 124조 3,000억원에 육박한다.

물론, 일부 사모펀드들은 기업 경영에 개입해 주주가치 보호에 앞장서고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등 국내 기업경영에 긍정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일부에선 지나치게 수익성에만 집착한다는 따가운 시선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2022년 창립 50년 만에 첫 적자를 기록했다가 최대주주가 사모펀드로 바뀐 후 지난해 영업이익 19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한샘도 내부 상황을 살펴보면 결국 인력과 사업 구조조정 등으로 간신히 적자를 면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한샘은 최대주주가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로 바뀐 이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비용 절감에만 매달릴 뿐 주력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확보는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은 오로지 이익만 추구하는 집단이 아니다. 투자를 통해 수익을 얻는 경영진 뿐만 아니라 일을 통해 월급과 개인적 성취를 추구하는 종업원, 협업으로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하는 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집단이다.

따라서 오로지 수익 극대화만 추구하는 사모펀드가 단기적인 성과에만 집착해 꼼수 경영을 하고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을 위험에 빠뜨리면 이에 대한 제동을 걸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그것이 지속가능한 조직이어야 할 기업을 지키고 자본주의의 건강성을 지키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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