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방송뉴스]

두둥~ '비질란테' 웹툰 2부가 드디어 나왔다. 김규삼 작가의 팬들에게는 매주 토요일을 기다리게 만드는 대박 소식이다. '비질란테'는 경찰대생 김지용이 법망을 빠져나가는 범죄자들을 처단하는 스토리여서 강도살인, 뺑소니, 강간 등 각종 범죄가 소재로 쓰였다.

2부에서는 이제 경위로 임관한 김지용이 ‘전세사기’ 고소장을 받게 된다. 그는 이것이 빙산의 일각이며 고소장 접수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안다. 하긴 누가 그걸 모르겠는가? 한 명이 빌라 수백 채를 가지고 전세를 놓는 경우를  ‘선제적 인지수사’ 하자고 건의하지만, 사람이 죽기 전까지는 ‘민사’ 문제로 취급될 뿐이다. 일당 중 한 명인 공인중개사는 고소를 당했지만 아랑곳없이 사기 영업을 계속하고, 오히려 몇 마디 물어보러 갔다가  ‘영업방해’로 고소나 당하는 것이 주인공의 현실이다.

피해자 대사 - “자본주의 경제에서 돈은 피와 살 같은 거요. 부족하면 바로 극심한 고통을 느끼고 더 부족해지면 죽어버리게 되는 겁니다. 돈을 사기 치는 건 살인입니다” 이 외에도 워낙 현실을 정확히 짚어서 다큐멘터리 같다. “빌라왕과 공인중개사만 수사하는데, 사실 컨설턴트가 몸통이다”, “몸통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범죄단체조직죄에 해당하게 만들어야 해”, “예방을 하는 건 법률(국회)의 몫인데 그 사람들은 관심이 없더라고.”

그런데 많은 사기 중에 왜 전세사기일까? 1부에서 큐큐코인이 나오긴 했지만, 범죄 자체가 아니라 돈세탁 수단으로 언급되었다. 금전 대여, 기부, 구매, 전세 등 사람이 남에게 돈을 건내는 이유는 여러 가지라서, 사기의 명목은 그 돈 관계 만큼이나 많다. 내가 드라마를 제작한다면 어떤 사기를 골라 쓸 것인가?

주인공의 정당성을 위해 ‘약하고 무고한 자’를 괴롭히는 악당이 부각되어야 하는 비질란테에서는 대중이 피해자에게 공감할 수 있는 범죄가 적합할 것이다. 2021년 나온 ‘보이스’라는 영화는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하고 조직을 때려부수는 주인공이 나오는데, 여기서도 피해자들은 ‘부주의’했을망정, ‘헛된 욕심’을 부렸던 것은 아니었다.

반면 ‘투자’ 사기는 피해자들이 일종의 도박을 선택한 책임이 있다. 이런 범죄는 오히려 사업자쪽 관점을 그린 오락영화가 많다. ‘타짜’도 주인공이 도박꾼이며, 증권가를 다룬 영화들도 마찬가지이다. 관객은 멋지게 한탕을 해내는 주인공의 모습에 자신을 이입하게 된다. 만일 이런 범죄를 사회비판적 시각으로 다루려면, 비리 공무원이 나오는 블랙코메디 또는 다큐 장르로 가는 게 좋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보니, 대통령이 왜 다단계나 코인사기에 대한 엄단을 선포하지 않는지 이해도 된다. 정치야말로 대중을 상대로 하는 보여주기이기 때문이다. 분명 법적으로 사기이고 악의 실체가 있고 사회적 피해가 크지만, 대책이 마련되려면 ‘피해자다움’까지 요구된다! 그런데 김규삼은 사회 부조리도 재밌고 공감되게 전달하는 걸출한 작가이다. 그러니 2부 뒤쪽에서 모든 정치인이 큐큐코인을 가지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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