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광주 518 민주묘지 참배 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광주 518 민주묘지 참배 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오늘(6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다가오는 총선에 적용할 비례대표 배분 방식을 현행 '준연동형' 체제로 유지하고 통합비례정당을 추진하는 방안에 뜻을 모았습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준연동형 선거제도를 유지하고 통합비례정당을 만들겠다는 두 가지 안을 의총에서 보고했다"며 "의원들이 대표와 지도부의 결정 사항에 대해 만장일치로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민주당은 22대 총선에서 현행 제도인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바탕으로 윤석열 정부 심판에 함께하는 모든 정당, 정치 단체들과 뜻을 같이하기로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이 대표가 당 최고위원회로부터 위임을 받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결정하기는 했지만, 당내 헌법 기관인 의총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최종적으로 수렴해 공식 추인한 것입니다.

앞서 민주당은 4월 총선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두고 현행 '준연동형' 체제와 과거 '병립형' 체제 사이에서 당론 결정을 고심해왔습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이 지역구에서 얻은 의석 수가 전국 정당 득표율에 못 미치는 경우 47석의 비례대표 의석 중 30석을 정당 득표율에 연동해 배분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정당 득표율에 충실하게 반영해 의석 수를 배분할 수 있고, 거대 양당의 비례대표 의석 수를 줄여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을 용이하게 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거대 양당에서 위성정당을 만들면 본래 취지를 지키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계속되는 회의에도 당내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지난 2일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당 입장을 이재명 대표에게 위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이 대표는 어제(5일) 광주 방문 일정 중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선언했습니다.

이어 "정권심판과 역사의 전진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 위성정당 반칙에 대응하면서 준연동제의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 비례정당을 준비하겠다. 민주개혁선거대연합을 구축하여 민주당의 승리, 국민의 승리를 이끌겠다"며 범야권 위성정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위성정당 금지 입법을 하지 못한 점, 결국 준위성정당을 창당하게 된 점을 사과드린다"며 자신이 2년 전 제시한 위성정당 금지 공약을 지키기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같은 결정을 두고 "이재명 대표 방탄용"이라며 날을 세웠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늘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라 전체가 (이재명 대표) 한 사람의 생각이나 기호, 정략적 정치 공학 등에 따라 좌우되면 안 된다. 선거제는 합의해야 하는 것"이라며 비판했습니다.

이어 "며칠 만에 선거제를 싹 바꾸는 것은 코미디 같은 일"이라며 "(위성정당으로) 김의겸 의원, 최강욱 전 의원 같은 사람들이 의원이 되는 것이 더해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의 결정을 두고 "장고 끝 악수"라며 "운동권 개딸 선거연합으로 이재명 대표의 방탄을 계속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야권은 준연동형 비례제가 다당제를 가능하게 하기에 병립형 비례대표제보다 낫다고 하는데 국민이 이해할 수 없는 선출방식을 거쳐서 결과만 다당제가 된다면 이론의 껍데기로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이 대표의 이같은 결정이 거대 양당제의 대립 관계를 심화시키는 병립형 비례대표제만 고집하는 국민의힘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고 반박했습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위성정당을 만들겠다'는 협박은 사실상 국민의힘에서 해왔다. 한 위원장은 개혁정치를 하겠다고 하면서도 국민의미래라는 위성정당 창당 절차에 돌입한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습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도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연동형 비례제의 처음 취지는) 많이 퇴색됐다"면서도 "그러나 소수당을 보호하고 국민 표의 대표성, 비례성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는 살려야 한다. 현재 양당제가 갖고 있는 극단적인 대립관계를 극복해야 정치 발전이 있지 않겠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제3지대에서는 여야 모두 위성정당을 만들어 소수정당이 설 자리를 뺏고 거대 양당제를 유지하려 한다며 비판했습니다.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아니라 꼼수의힘이고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꼼수당"이라며 "선거제도 악용 상황을 보면서 거대 양당이 국민들을 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국민의 심판뿐만 아니라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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