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방송뉴스]

개혁신당, 새로운선택, 새로운미래, 미래대연합. 모두 22대 총선을 앞두고 쏟아져 나온 신당들의 이름이다. 비슷한 이름을 가진 이들 신당은 하나 같이 '양당제 폐해'를 지적하며 등장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거대 양당은 국민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특검법'이 필요하다는 국민 여론이 60% 이상인데도 그저 '악법'이라고 치부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한파에 거리로 나와 법안 공포를 촉구하는데도 특조위원 구성이 야당 주도로 이뤄지는 '독소조항'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는 등 거부권(재의요구권)을 소위 '만능 치트키'처럼 사용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송영길 전 대표가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기소됐고, 이재명 대표 역시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백현동 의혹으로 재판에 출석하는 등 사법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총선에 유달리 신당 출현이 많은 것도 거대 양당 체제에 싫증난 국민들이 눈을 돌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양향자 의원은 지난해 6월 "좋은 정치, 과학 정치, 생활 정치가 만들 새로운 시대로 건너가겠다"며 한국의희망을 창당했고, 지난해 9월 금태섭 의원은 "경쟁상대인 정당을 몰아내야 할 악으로 여기는 정치를 끝내겠다"며 새로운선택을 창당했다.

이어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와(개혁신당), 김종민, 조응천, 이원욱 의원(미래대연합),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새로운미래)까지 신당 창당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모두 양당 기득권을 타파하고 새로운 정치를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며 '제3지대론'을 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제3지대는 전부터도 꾸준히 있어왔다.

역대 정치 역사상 성공한 사례로 꼽히는 신당 중에는 신한민주당, 평화민주당, 자유민주연합(자민련) 등이 있고 가장 최근에는 2016년 국민의당이 있다. 이들 정당은 모두 출현 당시 상당한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특히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호남 돌풍을 일으키며 38석을 얻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고 난 후에는 기존 정당에 흡수되는 등 흐지부지되며 국내 정치는 다시 거대 양당제로 돌아가기를 반복했다. 국민들이 '제3지대'에 우려를 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당 창당 이유가 양당 기득권 타파보다는 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할 것 같으니 재빨리 다른 당으로 옮겨 한번 더 국회의원을 하려는 심산이라는 비판과, 선거가 끝나고 나면 이전 신당들처럼 자연스레 기존 정당에 흡수되지 않겠냐는 우려다.

이런 비판과 우려를 피하려면 '제3지대 빅텐트'의 정당성을 국민에게 설득시켜야 한다.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과 양향자 대표의 한국의희망은 "서로의 비전과 가치에 동의한다"며 지난 24일 합당을 통해 제3지대 빅텐트의 물꼬를 텄다.

다만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제3지대의 단계적 합당을 묻는 질문에 "산술합으로라도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연대라면 당연히 추진하겠지만 산술합만큼도 안 나오는 경우가 있다"며 "대화는 계속하지만 공통의 가치를 형성하는 데까지는 아직 완벽하게 이르지 못했다"고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제3지대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싸움일수도 있지만, 서로 다른 정치색을 가진 이들이 한 데 모인 '빅텐트'가 국민에게 얼마나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도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제3지대 빅텐트를 활짝 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상과 가치관을 하나로 아우르는 결집력과 뚜렷한 공통 가치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저 국회에 입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몸집만 키운다는 비판을 받게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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