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방송뉴스]

대법원이 '재판 지연'을 해결하기 위해 판사의 불필요한 인사이동을 줄이고 법원장도 재판 업무에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오늘(19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관 등의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습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예규 개정을 통해 재판장인 법관의 최소 사무분담 기간을 3년으로, 재판장 아닌 법관의 최소 사무분담 기간을 2년으로 연장하고자 한다"고 법관들에게 공지했습니다.

기존 예규는 판사가 재판장일 경우 최소 2년, 재판장이 아닐 경우 최소 1년간 한 재판부에 소속돼 일하도록 되어있었습니다.

최소한의 기간을 정해둔 것에 불과하지만 대체로 이 기간이 지나면 사무분담이 변경돼 재판부가 교체됐습니다.

형사합의부 등 재판 업무가 과중한 판사의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잦은 인사이동으로 재판의 연속성이 떨어져 재판을 지연시킨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에 예규를 개정해 최소 사무분담 기간을 3년·2년으로 늘려 재판부 교체로 재판이 늘어지는 것을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다음 달 있을 법관 정기 인사에 바로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법원행정처는 개정안 시행 이전 맡은 사무분담에는 소급 적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개정안에는 "각급 법원장 및 지원장은 사법행정사무 이외에 적정한 범위의 법정재판업무를 담당함을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각급 법원장이 직접 재판을 맡아 심리·판결하도록 하는 것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인사청문회 때부터 내놓은 복안 중 하나였습니다.

천 처장은 아울러 "수도권 고법판사(고등법원 판사) 신규 보임이 마치 선발성 조기 발탁 인사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며 "이번 정기인사에서는 지방권 고등법원 재판장 공석 충원에 필요한 범위 내의 지방 순환근무를 실시하는 한편 수도권 고등법원에는 지법부장(지방법원 부장판사)으로 충분한 재판장 경험을 쌓은 법관 중 신규 보임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매년 정기 인사를 앞두고 고등법원 판사들이 법복을 벗는 일이 빈발해 법원 안팎에서 문제로 지적돼왔습니다.

고등법원 판사는 법원 내에서 '발탁성 인사'로 인식되지만 실제로는 혜택이 거의 없을뿐더러 지방 순환 근무의 부담도 있어 불만이 이어졌습니다.

천 처장은 "순환근무를 비롯한 이원화 제도 전반에 관해서는 정기인사 후 추가 의견수렴 등을 거쳐 지속 가능하고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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