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역삼동 사옥. (사진=포스코)
포스코 역삼동 사옥. (사진=포스코)

[법률방송뉴스]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인선 절차를 주관하는 '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호화 출장'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인선의 핵심 가치인 '공정성'이 무너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후추위는 예정대로 선임 절차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각종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 한 신뢰성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오늘(19일) 포스코홀딩스에 따르면 후추위는 차기 회장 후보 롱리스트 18명을 확정한 상태입니다.

롱리스트에는 포스코그룹 내부 인사 6명과 외부 인사 12명이 포함됐는데 기존 후보군 22명 중 4명이 탈락했습니다.

후추위는 "오는 24일 숏리스트를 결정하고, 이달 말까지 심층 면접 대상자인 파이널리스트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막중한 임무를 차질없이 수행하는 게 후추위의 최우선 책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호화 출장 논란에도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완주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문제는 희미해진 공정성입니다.

현재 후추위는 모두 사외이사로만 구성돼 있는데, 7명 전원이 '호화 출장' 의혹으로 경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습니다.

이들은 최정우 회장 등과 지난해 8월 캐나다에서 개최한 해외 이사회에 참석하면서 5박7일간 약 6억 8,000만원을 썼고, 그중 일부를 자회사가 나눠 부담하도록 한 혐의를 받습니다.

일부 사외이사는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최 회장을 비롯한 사내·사외이사 16명은 2019년 8월에도 중국에서 호화 출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지출한 비용은 최대 8억원으로, 상당액은 자회사인 포스코차이나가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캐나다와 중국 출장 모두 유명 호텔에 고급 와인을 곁들인 식사와 골프 라운딩까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최근에는 아르헨티나 출장 의혹도 불거졌습니다.

지난 2022년 3월 최 회장의 아르헨티나 리튬공장 착공식 방문 일정에 후추위 소속 사외이사도 동행했다는 것입니다.

해당 사외이사는 대학 교수 출신으로 전문 분야가 리튬 개발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같은 호화 출장 의혹으로 입건된 후추위 위원 7명은 모두 최 회장 임기 중에 선임되거나 연임한 사외이사들입니다.

최 회장은 후보군에서 빠졌지만, 그와 가까운 내부 인사들은 후추위에서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특히 현재 회장 후보군에 포함됐다고 알려진 내부 인사는 이들 후추위 위원들과 호화 출장에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후추위가 선임 절차를 강행해 최종 후보를 내놓더라도 정당성을 확보하긴 힘들다는 게 중론입니다.

만약 경찰 수사에서 후추위 위원들이 호화 출장 당시 경영진으로부터 향응과 접대를 받은 걸로 드러난다면, 그 여파는 겉잡을 수 없이 번져 포스코그룹 전반에 치명타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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