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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방송뉴스]

최근 넷플릭스에서 일본 로봇 애니메이션인 건담 시리즈 최신작 '기동전사 건담 : 섬광의 하사웨이'를 봤다. 작화가 뛰어났는데, 특히 자연 풍경이 아름다웠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눈부시게 파란 바다가 떠올랐고 슬픔이 느껴졌다. 정치 때문에 모두가 나락으로 가는 결말, 현실은 다를 수 있을까?

건담 시리즈에는 우주침략자가 없다. 환경파괴로 우주정거장으로 이주한 인간들끼리 싸우는 이야기이다. 1979년 시작된 시리즈는 파생작들이 나올 때마다 세태에 맞게 설정이 바뀐다. 초기 작에서는 지구연방이 반란세력을 막는 우리편이라는 느낌인데, 섬광의 하사웨이편에서는 지구를 독점하고 오염시키는 현실 정치세력의 모습을 보여주며 오히려 테러범 시각에서 전개된다. “예외없이 모두가 지구를 떠나라”고 주장했던 테러는 진압되지만 100년 뒤에는 결국 모두 지구를 떠난다. 지구가 완전히 사막화되었기 때문이다. 슬픈 바다... 그 때라도 정신차리고 환경 보호를 했으면 좋았을텐데...

선거철이 다가온다. 서로 자기 뽑으라고 하고, 양당체제가 깨져야 한다고 신당도 만든다. 그런데, 최근 금융위원회에서 비트코인 ETF 거래를 불승인하자 국회의원들이 일심동체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는 여야의 구분이, 심지어 제3지대의 구분도 없다. 연이은 친 가상자산 정책으로 사기공화국이 되어있는 대한민국 현실에도 정신을 차리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고 있다.

비트코인만으로도 이미 문제가 많은데, 비트코인 ETF를 추가해서 투기판에 기름을 부어야 할까? 미국이 비트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들을 금융상품으로 판단해서 증권법 규제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미국 따라갈 필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랬던 사람들이 비트코인 ETF에 대해서는 “미국이 하는데 왜 안해주냐”고 주장한다. 

법적으로도 봐도, 파생상품은 기초자산이 “금융투자상품, 통화, 일반상품, 신용위험과 그 밖에 자연적·환경적·경제적 현상 등에 속하는 위험으로서 합리적이고 적정한 방법에 의하여 가격산출이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만약 금융위가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봤다면 그거야말로 이상한 일인데, 거기에 비판할 국회의원이 있었을지 의문이다. 정상적 이치로 생각하면 쉬운 일도 정치인들에게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환경 회복, 최소한 현상태 유지 - 건담시리즈 지구연방의 정책목표는 이런 것이 아니었다. 특권의 달콤함을 누리는 소수에 의해 생태계 파괴가 심화되었고 정부는 대책이랍시고 다수에게 우주 이민을 강요했다. 만화라기에는 너무 현실적이지 않은가?

그럼 우리나라도 조만간 비트코인 ETF도 풀어주고 가상자산의 투기판을 내버려 두다가 마침내 경제가 완전히 박살나서 투자할 돈이 다 없어져야 끝나는 결말인건가? “당해봐야 정신 차리지”라고 하기에는 전 국민이 피해를 같이 봐야 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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