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인 25일 새벽 불이 난 서울 도봉구의 한 고층 아파트. (사진=도봉소방서 제공)
성탄절인 25일 새벽 불이 난 서울 도봉구의 한 고층 아파트. (사진=도봉소방서 제공)

[법률방송뉴스]

25일 성탄절 새벽 2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방학동 아파트 화재 사고는 화재 규모에 비해 인명 피해가 컸습니다.

이처럼 갑자기 아파트에 화재가 났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요? 물론, 화재 진행 상황, 건물 구조, 피난기구 유형 등을 감안해 대응이 달라지는데 전문가들이 첫손에 꼽는 대피 요령은 "무조건 현관문부터 열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번 화재에서 보듯 계단식 아파트는 연기에 취약합니다. 우리 집 밖에 불길이 없더라도 연기의 빠른 확산 속도를 떠올리면 층수에 관계없이 질식사 가능성이 있습니다. 무색무취라 자극이 없는 일산화탄소에 노출될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해집니다.

한 소방전문가는 "세대 바깥에 불길이나 연기가 없는 사실이 육안으로 확인되면 계단을 통해 1층으로 대피하되, 조금이라도 연기가 보이면 집 안에서 해결책을 강구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습니다.

옥상으로 대피하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소방청의 '아파트·공동주택 화재대응 매뉴얼'에는 저층 대피가 곤란한 경우 옥상 대피를 권한다고 나와 있긴 하지만 이 역시 실전에선 위험천만합니다.

퍼진 연기가 언제 옥상에 당도할지 가늠하기가 어렵고, 혹여 옥상 문이 잠겨 있기라도 하면 밀폐된 상층부에 모여 밀도가 짙어진 연기에 순식간에 갇힐 수 있습니다. 이번 화재 사망자 한 명도 11층 계단에서 연기를 흡입해 변을 당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급박한 상황에 대처하는 최선책은 가구 안에서 불길과 연기 유입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구조를 기다리는 것 입니다.

소방전문가들은 "우선 출입문 등 틈새를 물수건, 이불, 테이프 등으로 빨리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연기 차단 조치가 끝났다면 베란다에 대피해 있는 것이 좋고 연기·화염 상승 정도를 봐가며 문 개폐 여부도 결정해야 합니다.

구조대에게 정확한 상황을 알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소방전문가들은 "'빨리 와 달라'는 신고에 그치지 말고 집 안에 몇 명이 있는지, 부상자는 있는지, 연기가 어떻게 들어오는지 등 상세한 정보를 알려야 적절한 대피 방법을 안내받고 구조 시간도 단축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아파트엔 보통 완강기, 사다리 등 여러 피난기구가 설치돼 있습니다. 하지만 평소 보관 장소와 쓰임새 등을 숙지해 놔야 하고 상태가 좋을 경우에만 사용해야 합니다. 자칫하면 추락 사고 위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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