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끝난 혁신위와 소통... 당 안에선 원희룡 등 역할 주목

지난달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모식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인사를 나눈 뒤 돌아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모식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인사를 나눈 뒤 돌아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주문한 '희생'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국민의힘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전으로 돌아갔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당 안에서는 혁신위 제안에 대한 이런저런 변명이 나오는데, 당초 "혁신위에 전권을 주겠다"던 김 대표 발언과 달리 당 분위기는 원래 모습으로 돌아간 형국입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5일) MBC 라디오에서 당 혁신위원회가 지도부와 중진 의원, 친윤에 희생을 요구한 데 대해 "과속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유 의원은 "혁신위는 가장 중요하고 국민적인 관심을 끌 수 있는 공천과 관련된 희생, 이 부분을 너무 빨리 터뜨렸다"며 "너무 일찍 터뜨리다 보니 그 이슈에 오랫동안 매몰되면서 혁신위가 갖고 있는 본래의 역할이 많이 퇴색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마치 혁신위가 요구하는 것이 선인양 국민께 강조하면, 결국은 혁신위 요구에 응하는 사람은 혁신위의 강요에 굴복하는 모습에 불과하다"며 "그건 국민에게 어떠한 감동도 주지 못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유 의원의 이같은 의견과 달리 일각에서는 민생과 정책을 앞세우겠다는 당 기조가 선거 이전으로 회귀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실제 정책 발표를 이어갈 것이라던 지도부 공언과 달리 '서울-김포 메가시티' 구상과 '공매도 금지' 이후 현안 의제화는 사실상 멈춘 상태입니다.

정치권에서는 혁신위 출범과 관련해 "김기현 체제 이후 국민의힘이 이렇게 여론의 관심을 받은 적이 있었느냐"는 반응이 나옵니다.

하지만 지도부는 물론 국민의힘 현직 의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초선 의원도 혁신안에 침묵하고 있습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최근 인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예전에는 초·재선이 정풍(整風·쇄신) 운동을 했는데, 지금 초선들은 눈만 껌뻑이고 있다"고 질타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내각에서 물러난 가운데, 이들이 총선 정국에서 당 구심점이 돼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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