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회 사법시험 2차시험 오늘부터... 올해 마지막으로 폐지 '흙수저 세상'에서 '공정한 경쟁에 의한 성공'이라는 신화 써내려 55년 간 법조인 2만여명 배출... "새로운 계층 사다리 필요하다"

 

 

[앵커] 

온전히 본인 개인의 노력으로 이른바 ‘신분 상승’을 할 수 있는, 그래서 ‘개천에서 용 나기’로도 불렸던 사법고시.

그 사시가 올해 제59회 시험을 마지막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집니다.

정순영 기자가 마지막 사법시험이 치러지는 연세대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경축, OO네 장남 제 X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시험 합격자 발표가 나면 시골마을 어귀에서 볼 수 있었던 플래카드입니다.

개천에서 용 나기, 이 익숙하고 어떻게 보면 정겹기까지 했던 풍경이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오늘부터 나흘간 치러지는 제59회 사법시험 2차 시험을 마지막으로 사시가 폐지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사시, 이번이 마지막, 응시생들의 긴장감은 극에 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서수정 / 사법시험 응시자] 
“결과가 어떻게 되든 마지막 시험이니까, 어쩔 수 없이 이제 시험이 끝나게 되니까, 되면 좋고 안 되면 다른 기회를 찾아봐야죠.”

사법시험은 정부 수립 이전인 1947년 ‘조선 변호사 시험’으로 시작돼, 1950년부터 ‘고등고시 사법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1963년부터 지금의 ‘사법시험’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고, 지난 55년간 사법시험을 통해 양성된 법조인은 2만 명이 넘습니다.

그러나 이른바 ‘장수생’과 ‘고시 낭인’을 양산한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됐고, 결국 2009년부터 시행된 로스쿨에 자리를 내주게 됐습니다.

일단 올해를 마지막으로 사법시험은 공식적으로 폐지되지만 존폐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로스쿨을 둘러싼 현대판 음서제 논란 등 부작용과, 개천에서 용 나기로 상징되는 사시의 유효성에 대한 논란이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사법시험의 폐지는 우리 사회에 ‘계층 사다리’ 역할을 할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다는 과제를 던지고 있습니다.

'공정한 경쟁에 의한 성공'이라는 신화를 썼던 사법시험의 가치를 이어갈 수 있는 법조인 양성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법조계 안팎의 공통된 목소리입니다.

법률방송 정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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