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치료 제너릭 스테로드이드의 일종... 7천600원 '착한 가격'
옥스퍼드대 연구팀 대규모 임상 "중증환자 사망률 크게 낮춰"
영국 정부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승인, WHO "획기적 돌파구"

스테로이드의 일종인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치료에 큰 효과가 있다는 임상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합뉴스
스테로이드의 일종인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치료에 큰 효과가 있다는 임상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전 세계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염증 치료제인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환자의 사망률을 낮춘다는 대규모 임상실험 결과가 나왔다.

덱사메타손은 60년 넘게 사용되며 안전성이 검증된 약인데다, 약값도 영국의 경우 1개 5파운드(한화 약 7천600원) 정도로 싸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때문에 17일 오전 임상실험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덱사메타손을 국내에서 생산 판매하는 제약사들의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낮 12시 기준 영진약품은 전날보다 630원 오른 6천30원에 거래됐고, 부광약품은 전날보다 2천200원 오른 4만250원에 거래됐다. 시총 1천억원대인 신일제약은 전 거래일 대비 29.77%(2천420원) 오른 1만55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 주도로 의학자들이 '리커버리'(RECOVERY)라는 이름의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덱사메타손을 투여받은 코로나19 중증환자의 사망률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입원환자 중 2천명에게 소량의 덱사메타손을 치료제로 사용한 뒤 이를 투약받지 않은 4천명의 환자와 비교했다. 그 결과 산소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는 환자의 사망 위험은 28∼40%, 기타 산소 치료를 받는 환자의 사망 위험은 20∼25%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BBC는 덱사메타손을 투여한 코로나19 환자 20명 중 19명은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도 호전되고, 입원한 이들 중에서도 대부분은 산소호흡기 등의 도움 없이 완치된다고 전했다.

연구팀을 이끈 옥스퍼드대 마틴 랜드레이 교수는 "덱사메타손 치료로 산소호흡기 등을 단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며 "놀랄 만큼 저렴한 비용으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공동 연구자인 피터 호비 교수는 "덱사메타손은 현재까지 사망률을 현저하게 낮추는 효과를 보인 유일한 약품"이라며 "코로나19 극복에 중대한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날 연구결과 발표 직후 영국 정부는 덱사메타손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승인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맷 핸콕 영국 보건장관은 성명을 통해 "오늘부터 덱사메타손을 코로나19 치료제에 포함시켜 수천명의 생명을 구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또 덱사메타손을 개인이 대량으로 매점매석하거나 수출하는 행위를 막는 조치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이번 덱사메타손 임상실험 결과에 대해 "과학으로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덱사메타손은 1957년에 개발된 제너릭 스테로이드의 일종으로 류머티스, 피부병, 심각한 알레르기,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 질병의 치료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안전성도 입증돼 WHO 필수약물 목록에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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