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탈출극' 카를로스 곤... "일본 범죄인인도조약 한국·미국뿐, 미제사건 남을 수도"
'희대의 탈출극' 카를로스 곤... "일본 범죄인인도조약 한국·미국뿐, 미제사건 남을 수도"
  • 윤현서 기자
  • 승인 2020.01.02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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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악기 케이스 속에 숨었나... 레바논 입국시 프랑스 여권 제출도 의문
곤 전 회장 측 "8일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 연다"... 탈출 미스터리 풀릴까
카를로스 곤 전 닛산·르노 얼라이언스 회장. /유튜브 캡처
카를로스 곤 전 닛산·르노 얼라이언스 회장. /유튜브 캡처

[법률방송뉴스] 카를로스 곤(65) 전 닛산·르노 얼라이언스 회장이 악기 케이스에 숨어 레바논으로 탈출하는 희대의 사건이 벌어지면서 일본 사법당국이 충격에 빠졌다.

2일 NHK에 따르면 일본 도쿄지방검찰청은 도쿄 미나토구에 위치한 곤 전 회장의 주택에 대한 수색을 시작했다. 일본 검경은 곤 전 회장에 대해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주택 수색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곤 전 회장 보석 결정을 내렸던 도쿄지방법원은 곤 전 회장에 대한 보석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영화 같은 탈출극'에 성공한 곤 전 회장은 오는 8일 레바논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로이터통신, 레바논 현지 언론들은 전 회장이 레바논의 수도인 베이루트에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을 탈출한 경위 등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전 회장은 일본 탈출 직후인 지난달 31일 미국 대리인을 통해 성명을 발표하고 "겨우 미디어와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몸이 됐다"며 "다음 주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8일 기자회견에서 곤 전 회장이 탈출 경위를 밝힐지 궁금한 가운데, 그의 탈출극에 대한 호기심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교도통신은 감시카메라까지 설치된 가택에 연금된 상태로 출국금지됐던 곤 전 회장이 지난달 30일 자가용 비행기를 이용해 일본에서 터키를 거쳐 레바논으로 탈출했다고 그의 지인을 인용해 보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전 회장은 자택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대된 악단이 가지고 있던 악기 케이스에 들어가 감시카메라를 피했고, 대기하고 있던 트럭으로 자가용 비행기로 이동했다. 비행기는 오사카 간사이 국제공항에 대기하고 있었다. 일각에서는 그가 간사이 국제공항이 아닌 도쿄 인근 작은 지역공항을 이용했다고 보고 있다. 기내에 대기하고 있던 협력자들은 비행기가 경유지인 이스탄불을 향해 이륙한 후에 악기 케이스를 열고 곤 전 회장을 꺼내줬다.

곤 전 회장은 이스탄불에서 다시 봄바르디어 챌린저 개인 제트기로 갈아탔고, 30일 새벽 레바논 베이루트 라피크 하리리 국제 공항에 도착했다. 레바논 입국 시 곤 전 회장은 자신의 프랑스 여권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곤 전 회장은 브라질에서 태어나 레바논에서 자랐고 프랑스와 레바논, 브라질 시민권을 갖고 있다. 그는 지난해 4월 프랑스, 브라질, 레바논 여권을 모두 변호인단이 보관하는 조건으로 풀려났지만 같은 해 5월 변호인단이 신청한 보석 조건 변경을 법원이 승인, 2개의 프랑스 여권 중 하나를 잠금장치가 있는 상자에 넣은 상태로 보관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곤 전 회장의 변호사들은 곤 전 회장에게 여권을 내준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그가 가짜 여권으로 공항 검문검색을 통과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 치안당국자는 "레바논 입국 당시 곤 전 회장이 프랑스 여권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 출입국관리청은 곤 전 회장의 출국 기록이 없다고 발표했고, 일본 검찰은 그에게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를 추가했다.

앞서 곤 전 회장은 지난 2018년 11월 유가증권 보고서 허위기재 및 특별배임 등 혐의로 일본 검찰에 의해 구속됐다가 10억엔(약 106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지난해 3월 풀려났다. 이후 한 달여 만에 재구속된 뒤 추가 보석 청구 끝에 5억엔(약 53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지난해 4월 풀려나 가택연금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본 검찰은 법원의 보석 결정 자체가 잘못됐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의하면 곤 전 회장이 출국한 후인 지난달 31일 한 검찰 간부는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 법원의 보석 결정에 강하게 반대했었다"고 말했다. 레바논 당국은 "곤 전 회장이 합법적으로 레바논에 입국했고 어떤 법적 조치도 없을 것"이라고 밝혀, 신병 인도는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안진우 변호사(나혼자 법률 사무소)는 "곤 전 회장이 터키를 경유해 레바논으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는데 출국금지가 되어있었고 일본 여권도 변호인이 보관하고 있어 출국이 불가능했을텐데 어떻게 레바논 입국시 여권을 제출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안 변호사는 또 "일본이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고 잇는 국가는 한국과 미국 뿐"이라며 "레바논에 신병 인도를 요구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안 변호사는 "만약 일본이 신병을 넘겨받지 못하게 되고 결국 일본에서 재판이 열리지 못하면 곤 전 회장 사건은 영원히 미제 사건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현서 기자 hyeonseo-yu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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