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에 조회 요청… 대상 선정 기준은 밝힐 수 없다"
최순실 친인척 등 외에 박 대통령, 최태민 목사 포함 여부 주목
'블랙리스트' 관련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 모철민 주 프랑스 대사 소환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관련자 40여 명에 대한 재산내역 조회에 나섰다. 부정한 방법으로 축적한 재산 규모를 파악해 관련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28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최순실씨 재산 의혹과 관련해 관련자 약 40명에 대한 재산내역 조회를 오늘 금융감독원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특검보는 재산내역 조회 대상에 대해 “현재 단계에서 말하기 곤란하다”며 “정확한 조사 기간은 알 수 없지만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수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가 28일 오후 "최순실 재산 의혹 관련자 40여명에 대한 재산조회를 금융감독원에 요청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 특검보는 “금감원 재산조회는 법적으로 사망자에 대한 상속인 재산조회, 불공정거래에 대한 조회, 외국환거래법 위반 재산에 대한 조회가 가능한데, 오늘 특검에서 요청한 재산조회는 법적으로 가능한 부분에 대한 사전 협조 요청의 일환”이라며 “금감원에서 조회가 어려운 부분은 적법한 영장 집행 방법으로 각 금융기관에 대해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검은 한정된 시간 내에 가장 신속하고 효율적인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최씨가 재산 형성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저질렀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우선 재산내역부터 파악하겠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앞서 최씨가 은닉한 재산 등을 추적할 전담팀 구성을 위해 역외탈세 관련 전문가인 국세청 간부 출신 1명, 재산추적 관련 전문 변호사 1명을 채용한 바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에 명시된 특검의 수사 대상 14가지 중에는 '최순실과 그 일가가 불법적으로 재산을 형성하고 은닉했다는 의혹사건'이 포함돼 있다.

현재 국내에서 확인된 최씨의 재산은 340억원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한 매체는 독일 사정당국이 최씨 일가가 독일에 8천억여원 등 유럽 각국에 최대 10조원에 달하는 재산을 차명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씨는 지난 26일 서울구치소에서 열린 국회 국조특위의 비공개 청문회에서 재산 관련 의혹에 대해 “독일에 단 한 푼의 재산도 없다”며 부인했다.

특히 40여명 중에 고 최태민 목사, 박근혜 대통령 등이 포함됐는지 주목된다.

특검팀은 이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이 최태민 목사 등 최씨 일가의 축재 과정을 파헤칠 경우 최 목사 관련 비리 의혹도 수사 대상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영수 특검은 이미 최태민 목사의 유사종교 의혹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신동철(왼쪽)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연합뉴스

 

모철민 주 프랑스 대사. /연합뉴스

한편 특검팀은 이날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도 소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지난 26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자택과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했고, 이날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소환해 조사했다.

신 전 비서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여론조사단장을 맡았으며 2013년 3월부터 청와대 정무수석실 국민소통비서관, 2014년 6월부터 정무비서관을 지냈다.

신 전 비서관은 이른바 '정윤회 문건'에서 비서진 10명을 지칭한 '십상시'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십상시'에는 신 전 비서관과 이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을 비롯해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조인근 전 연설기록비서관 등이 포함됐다.

특검팀은 또 2013~2014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재직 당시 정무수석실에서 작성된 블랙리스트를 문체부에 전달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모철민 프랑스 대사를 외교부를 통해 소환 통보, 모 대사가 이날 일시 귀국했다.

특검팀은 모 대사를 29일 오전 10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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