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재판 나온 최순실 "혐의 전부 인정 못한다"
첫 재판 나온 최순실 "혐의 전부 인정 못한다"
  • 김경희 기자
  • 승인 2016.12.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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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에 안경 쓰고 법정에 모습 드러내 "물의 일으켜 죄송"
재판부, 이례적으로 언론에 법정 촬영 허가... 崔 모습 중계
안종범, 정호성은 불출석... 같은 재판부 차은택, 송성각도 첫 재판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씨가 19일 첫 재판에 출석해 혐의를 전부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이날 오후 2시 10분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에 대한 첫 재판은 공판준비기일로 진행됐다.

최씨는 정식 심리에 앞서 재판의 쟁점과 입증계획을 정리하는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이날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과 달리 법정에 수의를 입고 안경을 쓴 차림으로 나왔다.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은 출석하지 않았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 최순실씨가 19일 오후 2시10분 첫 재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 수의 차림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씰가 19일 열린 첫 재판에 츨석해 이경재 변호사 옆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최씨 측 변호인인 법무법인 동북아 이경재 변호사는 “최씨의 11개 범죄 혐의 중 9개 범죄 혐의가 안 전 수석, 박근혜 대통령 등과 공모했다는 것인데 이들과 범행을 공모한 사실이 없다”며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금 강제 모금 혐의 등을 전면 부인했다. 이 변호사는 또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인 포레카 강탈 시도 혐의, 측근들에게 컴퓨터 5대를 폐기하도록 한 혐의 등에 대해서도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이 변호사는 이날 재판에 앞서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이 사건은 법정에서 철저한 진상 규명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국민참여재판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씨도 “마찬가지”라고 국민참여재판을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공소사실 인정 여부에 앞서 “우리 사회가 태극기와 촛불로 가득차 있는 상황에서 오늘 법정은 대한민국 사법 사상 초유의 재판을 열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역사를 통틀어봐도 현직에 있는 최고 지도자를 범죄의 공동정범으로 한 적은 없다”며 “재판장께서 이 사건의 심각성과 역사적 파장을 고려하면서도 철저하게 객관적인 증거에 의해 합리적 추론을 통한 판단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변호인들은 피고인을 방어하는 데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어느 것이 진실인지, 의혹인지 알 수 없는 문제점을 길거리가 아닌 법정을 통해 걸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법정에서는 이 변호사와 검찰 사이에 설전이 오갔다.

이 변호사는 검찰이 입수한 태블릿 PC의 실물을 최씨에게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검찰 측은 “해당 증거는 정호성 전 비서관에 대한 증거”라며 “최씨에게 공개할 이유가 없다”고 맞섰다.

검찰은 또 이 변호사가 “검찰이 최씨를 불러 강압수사를 했다”고 주장하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맞섰다. 양측의 설전이 이어지자 재판부가 제지하기도 했다.

이날 최씨와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종범 전 수석 측은 “대통령의 이야기를 듣고 전경련에 전달했던 것 뿐”이라며 “박 대통령이나 최씨와 공모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최씨에게 국가기밀 문서를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정호성 전 비서관 측은 “대체로 혐의를 인정한다”며 “수사기관에서도 자백하는 취지로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 재판부 "사건 중요성과 국민 관심 고려, 법정 촬영 허가"... 전두환, 노태우 재판 열렸던 곳

이날 재판은 국민의 관심사를 반영, 공개추첨을 통해 방청권을 얻은 시민 80여명과 취재진 등 150여명이 법정을 가득 채웠다.

특히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중요성과 국민적 관심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재판부가 입정해 개정 선언을 하기 전까지 법정 내 촬영을 허가했다.

이에 따라 최씨가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서는 장면,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 옆에 자리를 잡고 앉는 모습 등이 전국에 TV로 생중계됐다.

재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은 1996년 3월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비자금 사건으로 나란히 재판을 받았던 역사적 현장이기도 하다.

 

최순실씨에 대한 첫 재판의 방청권 추첨에 당첨된 시민들이 19일 오후 법정에 들어가기 전 신원 확인 절차를 밟고 있다. /최준호 기자 junho-choi@lawtv.kr

시민들에 대한 방청권은 당초 오후 1시부터 배부했지만 150여명이 일일이 신원확인 절차를 거치면서 재판 시작 직전까지 입장이 이어졌다.

최씨가 법정에 들어서자 방청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최씨의 얼굴을 보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곳곳에서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었으나 제지됐다.

최씨는 발언 기회를 얻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앞으로 재판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증거 기록이 방대하고, 변호인 측 역시 충분한 검토를 거치지 못한 점 등을 감안해 29일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2차 공판준비기일까지 증거 등에 대한 양측의 의견이 정리되지 않을 경우 핵심 증인들을 먼저 소환하는 방식으로 빠른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최씨에 대한 재판이 끝난 뒤 같은 재판부 주재로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씨와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 대한 공판준비기일도 열렸다.

차씨 측은 자신이 운영한 아프리카픽처스의 자금 횡령 부분만 인정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은 전부 부인했다.

법정에 출석한 송 전 원장도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재판부는 이들에 대해서도 기록 검토를 이유로 29일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어 증거 인정 여부 등에 대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김경희 기자 kyeonghee-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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