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에는 지장 없는 듯... 검찰, 현 전 수석 뇌물수수 등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 청구

해운대 엘시티(LCT) 비리 연루 혐의로 30일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현기환(57)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날 오후 6시30분쯤 부산 부산진구의 한 호텔에서 자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현 전 수석은 이 호텔 17층 객실 내 욕실에서 흉기로 자신의 왼쪽 손목을 2차례 그어 길이 7㎝, 깊이 1㎝가량의 상처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전 수석이 욕실에서 오랫동안 나오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수행비서가 욕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가 자해 사실을 발견했다. 호텔 간호사가 객실로 올라가 지혈 등 응급조치를 했고, 현 전 수석은 곧바로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 전 수석은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29일 밤 부산지검에서 13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은 후 검찰청사를 나서며 굳은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현 전 수석은 이날 자신에 대해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는 소식을 듣고 자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시티 비리를 수사 중인 부산지검은 이날 오후 현 전 수석에 대해 뇌물수수와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현 전 수석이 엘시티 비리에 개입하고 엘시티 시행사 실질 소유주인 이영복(66·구속기소) 회장 등으로부터 수억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구속영장에 현 전 수석이 이 회장 등으로부터 뭉칫돈을 받고, 골프나 유흥주점 향응을 받았으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가 있다고 적시했다.

지난 29일 검찰에 소환돼 13시간여 조사를 받은 현 전 수석은 귀가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엘시티 사업과 관련해 청탁이나 압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현 전 수석은 이영복 회장과 수십 차례 골프를 치고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신 사실, 명절 때 선물과 상품권을 받은 것은 인정했지만, 엘시티 사업과의 연관성이나 대가성은 부인했다.

그는 "엘시티 사업은 국회의원을 마치고 청와대에 근무하기 전에 모든 인허가와 시공사 유치, PF 대출이 이뤄졌기 때문에 개입할 여지가 없었으며 이와 관련해 금품 로비를 받았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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