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납-이건희 사면 관련 있나" 취재진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입 다물어
검찰 "이 사건은 뇌물 수사, 공무원 개입 안돼 있으면 뇌물 아냐"... MB 겨냥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입을 다물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입을 다물고 있다. /연합뉴스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로 의심받는 다스의 미국 내 소송 비용을 대납한 혐의로 15일 검찰에 소환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이 전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삼성전자가 다스 소송 비용을 대납한 경위와 이 전 대통령 측의 요구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다.

이 전 부회장은 검찰에 출석하면서 "삼성과 무관한 다스에 왜 비용을 지원했나", "이 전 대통령이 먼저 요구한 것인가" 등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에서 사실대로 성실하게 조사받겠다”고만 답했다.

다스는 2000년대 초반부터 김경준 전 BBK투자자문 대표를 상대로 BBK 투자금 140억원을 돌려달라는 민사소송을 미국에서 진행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이후 다스는 이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인 2009년 삼성전자의 미국 내 법률 파트너인 대형 로펌 '에이킨 검프'를 새로 선임했고, 2년 만인 2011년 김씨로부터 140억원을 돌려받았다.

검찰은 이 과정에 청와대와 외교당국 등의 개입 여부를 수사하던 중, 수십억원으로 추정되는 에이킨 검프 선임 비용을 다스가 아닌 삼성전자가 부담한 사실을 파악했다.

또 여기에 이건희 삼성 회장의 최측근인 이 전 부회장이 깊숙이 관여한 단서를 포착하고 지난 8일부터 삼성전자 사옥 3곳과 이 전 부회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삼성전자가 업무상 특별한 관계가 없는 다스에 거액을 지원한 것이 다스의 실소유주를 밝힐 중요 단서라고 보고 있다.

특히 다스가 에이킨 검프를 선임한 후인 2009년 12월 이 전 대통령이 이건희 회장을 ‘원포인트’ 특별사면한 것에 대해 검찰은 연관성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전날 “이번 수사는 뇌물 수사라는 점을 명확히 말씀드린다”며 “공무원이 개입이 안 돼 있으면 뇌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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