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판매용 국내 들여오며 연식 바꿔 새 오토바이 둔갑
일본 야마하 본사 전산시스템, 차대번호 조작 가담 '의혹'
검찰, 경찰 송치 사건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 배당 보강수사

[앵커]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오토바이 야마하가 차대번호를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새 오토바이처럼 연식을 조작해 팔아온 것으로 법률방송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이렇게 연식을 조작한 오토바이가 수백 대에 이른다고 하는데 일본 야마하 본사까지 이 사기극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 법률방송 현장기획, 장한지 기자의 단독 보도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앞바퀴가 두 개여서 오토바이 애호가들 사이에서 튀는 디자인과 ‘안정감’으로 유명한 야마하 오토바이 ‘트리시티’입니다.

오토바이도 자동차처럼, 사람으로 치면 일종의 주민등록번호 같은 생산연도 등을 나타내는 고유의 ‘차대번호’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오토바이 차대번호는 모두 17자리로 열 번째 자리 글자가 오토바이 생산연도를 나타냅니다.

오토바이 시트를 열고 차대번호를 확인해 봤습니다.

열 번째 글자가 ‘H’라고 돼 있습니다. 2010년도는 ‘A', 2011년도는 ’B', 2012년도는 ‘C', ‘H’는 2017년 식 오토바이입니다.

그런데 차대번호가 새겨진 모양이 보통의 오토바이와 조금 다릅니다.

정상적인 트리시티 오토바이 차대번호입니다. 오토바이 차체 자체에 차대번호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처럼 통상 차대번호는 오토바이 차체에 새겨집니다.

하지만 문제의 오토바이는 차대번호가 차체에 새겨져 있지 않고, 차대번호를 금속판에 따로 새겨 붙였다 떼어냈다 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차대번호가 새겨진 또 다른 코드, ‘바코드 라벨’을 확인해 봤습니다. 

바코드에 나와있는 차대번호 열 번째 글자가 ‘1’ 이라고 돼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쓰지 않는 형식의 차대번호입니다.

취재 결과 차대번호 열 번째 자리 1은 태국 판매용으로, 연식도 2017년 식이 아닌 2014년 식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태국에서 안 팔린 오토바이를 국내에 들여오며 연식을 바꿔 새 오토바이처럼 팔려고 한 것입니다.

이처럼 연식을 조작한 야마하 오토바이 트리시티는 무려 600대가 넘는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밝혀졌습니다.

야마하의 이런 차대번호 바꿔치기 논란은 단순히 한국 수입사의 일탈 수준이 아니라 일본 야마하 본사 차원에서 가담했다는 의혹이 법률방송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차대번호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처음 제기된 지난해 8월 확인한 야마하 본사 전산시스템입니다.

앞서 확인한 바코드 라벨 ‘1’은 2014년 식, 태국 판매용인 것으로 나타납니다. 오토바이에 붙어있는 차대번호를 입력해 보니, ‘해당 오토바이는 찾을 수 없다’고 나옵니다. 차대번호가 조작됐다는 증거입니다.

지난해 12월 다시 확인한 야마하 전산시스템입니다.

지난해 8월 확인 당시에는 ‘발견되지 않는다’고 떴던 차대번호가 정상적인 차대번호로 야마하 일본 본사 전산시스템에 뜹니다.

더 황당한 건 8월엔 전산에서 실재하는 것으로 확인된 바코드에 나와있는 차대번호가 12월엔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정상적인 차대번호는 사라져버리고 조작한 차대번호가 일본 야마하 전산에 새롭게 등록됐다는 얘기입니다.

일본 야마하 본사 차원에서 차대번호와 연식 조작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이진수 한국수입이륜차환경협회장]
“일본 본사를 저희가 방문을 했었고요. 태국 본사도 방문했는데 ‘63년 동안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변명하더니 지금에 와서는 시간을 벌면서 야마하 본사 전산까지...“

한국 야마하 측은 ‘담당자’에게 미루기만 할 뿐 어떤 사과나 조치도 없는 상태입니다. 

[야마하스포츠코리아 관계자]
“죄송하지만 지금 담당자가 외근 중이라서 통화가 어렵습니다. 연락드릴 수 있도록 내용 전달을 하겠습니다...”

‘담당자’ 개인 휴대전화로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담당자는 법률방송의 전화를 받지도, 전화를 해오지도 않았습니다.

야마하의 차대번호 바꿔치기 의혹을 수사해 온 경찰은 최근, 야마하스포츠코리아 김모 대표와 이모 홍보담당자, 일본 야마하 본사 아시아 담당자 등 3명을 사기 혐의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검찰은 오늘 야마하 차대번호 바꿔치기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에 배당하고 곧바로 보강 수사 및 기소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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