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덕·박보영 대법관 후임... 현직 판사 25명·변호사 3명 등 28명 명단 발표
후보추천위원, 고법 부장판사 임명 관례 깨고 이성복 수원지법 부장판사
이 부장판사, '사법개혁' 요구 전국법관대표회의 위원장... 일각 '코드인사' 논란

대법원이 내년 1월 퇴임 예정인 김용덕(60·사법연수원 12기)·박보영(56·16기) 대법관의 뒤를 이을 차기 대법관 후보자 28명의 명단을 발표한 가운데, 10명의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비당연직 위원으로 진보적 판사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 판사를 임명해 법원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법원은 3일 28명의 대법관 후보자 명단을 발표하면서 10명의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명단도 아울러 발표했다.

10명의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김용덕 선임대법관과 김소영 법원행정처장, 박상기 법무부 장관,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 정용상 한국법학교수회장, 이형규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등 6명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가한다.

4명의 비당연직 위원으로는 김재옥 사단법인 이컨슈머 회장과 박찬욱 서울대 교육부총장, 김기서 전 연합뉴스 대표이사, 이성복 수원지법 부장판사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주목을 받는 사람은 이성복 부장판사(57·사법연수원16기)다.

대법관후보추천위에 대법관이 아닌 법관 위원으로는 통상 그동안 차관급인 고법 부장판사를 임명해 오는 게 관례였는데 이번처럼 지법 부장판사가 임명된 것은 관례를 깬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이 부장판사는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판사로 사법부 블랙리스트 재조사 등 법원 개혁을 요구하고 있는 전국법관대표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2011~2013년, 국제인권법연구회 초대와 2대 회장을 지낸 김명수 대법원장은 앞서 지난 1일 법원 인사 실무를 총괄하는 법원행정처 인사총괄심의관에 역시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인 김영훈(43·사법연수원 30기) 서울고법 판사를 발령 낸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르면 다음 주 초 ‘사법제도 개혁을 위한 실무준비단’을 발족하고 구체적인 개혁안 마련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실무준비단에도 법원행정처 판사들과 함께 이성복 부장판사가 위원장으로 있는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추천하는 판사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른바 ‘코드 인사’ 논란에 대해 대법원은 "이성복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장과 법무장관 등이 참여하는 대법관후보추천위원 10명 중 한 명"이라며 "위원들은 학식과 덕망을 갖춘 법조계 전문가들"이라고 코드 인사 논란에 선을 그었다.

 

차기 대법관 후보로 추천된 28명 가운데 현직 고위 판사는 25명이고 변호사가 3명이다. 변호사 중 1명은 판사 출신이고 나머지 2명은 판검사 경험이 없는 이른바 순수 ‘재야 변호사’출신이다. 전체 후보 중 여성은 3명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연수원 12기임을 고려해 후임 대법관 후보자 명단엔 연수원 13기부터 이름을 올렸는데 장경찬(63) 변호사와 고의영(59) 서울고법 부장판사, 지대운(59) 대전고법원장이 연수원 13기에서 이름을 올렸다.

14기는 민중기(58)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조해현(57)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낙점을 받았다.

15기는 안철상(60) 대전지법원장과 문용선(59) 서울고법 부장판사, 이강원(57) 서울고법 부장판사, 이태종(57) 서울서부지법원장, 박효관(56) 창원지법원장, 이종석(56) 수원지법원장, 장석조(56) 전주지법원장, 김광태(55) 광주지법원장 등 일선 지법원장들이 많이 추천됐다.

16기에서도 김찬돈(58) 대구지법원장과 김용빈(57) 춘천지법원장, 이경춘(56) 서울회생법원장, 이광만(55) 부산지법원장, 김기정(54) 서울고법 부장판사, 노태악(54) 서울북부지법원장, 이균용(54) 서울남부지법원장 등 현직 지법원장들이 주류를 이뤘다.

17기에선 김선수(56) 변호사와 한승(53)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18기는 민유숙(52·여성)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이름을 올렸다. 김선수 변호사가 대법관 후보가 되면 판사나 검사 경험이 없는 순수 재야 변호사 출신으론 첫 대법관이 된다.

19기에선 노정희(54·여성)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이은애(51·여성)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사 등 여성 후보자 두 명과 김형두(52) 서울중앙지법 민사2수석부장판사 등 3명이, 20기에선 정영훈(55) 변호사가 후보추천위에 천거됐다.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15일까지 법원 안팎의 의견을 수렴한 뒤 28명 후보 가운데 4~6명을 추려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추천할 예정이다. 김 대법원장은 이 가운데 2명을 신임 대법관 후보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한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그동안 대법관의 주류였던 서울대 출신에 50대, 남성이라는 이른바 '서오남' 구성을 깨트려 대법관 구성을 다양화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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