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사고율, 승용차·승합차·화물차보다 모두 낮아
차량 등록대수 대비 부상자 수, 승용차가 오토바이의 '2배'
승합차 사망자, 오토바이 사망자의 '3배' 이상… "위험" 근거 없어

[앵커]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 법률방송 'LAW 투데이‘  현장기획, 오토바이 고속도로 진입 제한 연속기획 다섯 번째.

그동안 네 차례 보도에 대해, 많은 분들이 찬성 혹은 반대 의견을 보내주시는 등 반응이 뜨거웠는데요.

오늘은 시청자 여러분들이 주신 의견을 소개하면서, 오토바이 고속도로 진입 제한의 이유가 타당한지 따져보기로 하겠습니다.

오토바이 고속도로 진입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주신 시청자들의 근거는 대동소이했는데요, 요약하면 위험하다, 사고 나면 죽는다로 정리됩니다.

그런데 오토바이가 정말 승용차나 다른 사륜 자동차에 비해 사고도 많이 나고 사고율도 높을까요. 또 과연 고속도로는 일반도로보다 더 위험할까요.

장한지 기자의 보도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LAW 투데이' 오토바이 고속도로 진입 제한 연속기획 기사에 대한 댓글입니다.

'일본에서는 고속도로에 이륜차가 아무런 제재없이 안전하게 잘 가고 있는데 우리는 뭐가 문제인지 하루빨리 법을 바꿔서 이륜차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고속도로는 바라지도 않고 전용도로나 지하라도 많이 완화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왜 허용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의견을 주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반면 오토바이 고속도로 진입은 절대 안 된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절대 안 된다는 주장의 근거는 대부분 오토바이는 위험하다

사고가 많다” “오토바이 사고는 치사율이 높다는 것입니다.

[한영택(37세) / 서울 마포구]

자동차들이 빨리 달리고 있는데 오토바이가 이륜차다 보니까 사고 날 위험이 더 커서 오토바이 같은 건 다니는 게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지난 2015년 한 여론조사기관이 오토바이 자동차전용도로 주행 허용에 대한 조사를 했는데,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반대입장을 밝혔고 찬성20%도 안 됐습니다.

특히 고속도로 진입 허용의 경우 70% 이상이 반대했고, 찬성한다는 의견은 10%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한재형(63세) / 인천 중구]

" 타면 안 되지 절대로. 화물차도 1차선밖에 안 타잖아요. 짐 실었을 때는 내 차도 가면 흔들리는데 오토바이는 빨려 들어가요 잘못하면..."

오토바이는 위험하다, 사고나면 죽는다는 인식.

오토바이 사고, 정말 일반 승용차에 비해 사고도 많이 날까요.

그래서 지난 5년 간 오토바이와 승용차의 대수 대비 사고율과 사망률 등을 알아 봤습니다.

먼저 2016년 기준 차량 종류별 등록대수 대비 부상자 수입니다.

, 사고가 났을 때 얼마나 다치느냐, 하는 비율입니다.

등록된 차량 1만대를 기준으로 교통사고가 나서 다치는 사람은 일반 승용차가 131, 승합차 258, 화물차 116, 견인차나 포크레인 같은 특수차 184, 그리고 오토바이는 72명입니다. 승합차의 3분의 1도 채 안되고 승용차와 비교해도 절반 정도밖에는 안 됩니다.

지난 5년 간 부상자 수를 보면 이 차이는 더 두드러집니다.

일반 승용차의 경우 차량 1만대 당 부상자 수가 150명이 넘는 반면, 오토바이는 70명이 채 안 됩니다.

교통사고로 다치는 운전자가, 우리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승용차가 오토바이보다 2배 이상 더 많다는 얘기입니다.

다치는 건 그렇다 치고, 오토바이는 사고 나면 다 죽는다는 우려가 큰데요.그렇다면 사고가 났을 때 치사율은 어떨까요.

2016년 등록차량 1만대 기준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승용차 1, 승합차 3, 화물차 2, 특수차 5,그리고 오토바이는 승용차와 같은 1명입니다.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하는 사람보다 승합차나 화물차, 특수차 운전자들이 숨지는 경우가 평균 3배 이상이라는 통계입니다.

사고율의 경우도 오토바이가 화물차나 특수차는 물론 승용차에 비해서도 훨씬 더 낮습니다.

종합하면, 오토바이가 사고도 많이 나고, ‘사고 나면 죽는다는 인식은 정확한 근거가 없는, 그릇된 고정관념이라는 뜻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알아서 조심운전을 한다는 얘기가 되기도 합니다.

[김필수 교수 / 대림대 자동차학과]

"일반도로에서 우측 차로로 자동차·자전거·보행자·차도 섰다갔다 버스 마찬가지로 이렇게 모아 놓으니까 사고가 생기는 거거든요. 제일 중요한 것은 해보지도 않고 위험하다라고..."

관련해서 지난 2011년 오토바이 고속도로 진입 제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당시 송두환 헌법재판관은이륜자동차의 고속도로 등 통행이 교통안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실증적 자료와 경험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오토바이가 대형 사고를 유발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와 경계를 이유로, 전체 이륜차 운전자의 권리를 전면적·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소수 의견을 낸 바 있습니다.

[이원녕 박사 /  도로교통공단 교통과학연구원]

고속도로는 기본적으로 유출입구를 제외하고는 통행이 안정적이죠. 왜냐하면 통행 속도가 일정하게 유지가 되니까 가장 안전한 도로가 될 수가 있습니다."

이런 점을 반영해 헌법재판소는 모두 9차례의 위헌심판 과정에서 여러 차례 횡단보도와 교차로, 무단횡단 보행자, 급경사, 급회전 구간 등 일반도로가 고속도로보다 훨씬 위험하다,

국회가 입법을 통해 오토바이 고속도로 진입을 부분적·순차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보충 의견을 내오고 있습니다.

오토바이는 위험하다. 사고가 많다는 일반의 인식은 사실 실증적 근거가 없고, 오히려 통계에 비춰보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취재 결과 밝혀졌습니다.

오토바이에 대한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 진입 전면 제한, 팩트에 바탕한 현실적인 개선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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