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 전 부장검사./연합뉴스
김형준 전 부장검사./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김형준 전 부장검사에게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1년과 벌금 3000만원을 구형했습니다. 이는 공수처의 ‘1호 기소 사건’입니다.

오늘(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김상일 부장판사)은 김 전 부장검사의 결심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이날 공수처는 “징역 1년과 벌금 3000만원, 추징금 1093만5000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공수처는 “검사임에도 불구하고 피의자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향응·접대를 받은 점에서 비난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기본적 사실관계 인정, 퇴직 후 재범 위험성 부재 등을 고려했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김 전 부장검사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기소된 검사 출신 박모 변호사에 대해서는 “김형준 피고인의 부탁에 소극적으로 금품을 공여한 측면을 고려했다”며 벌금 1000만원을 구형했습니다.

이날 이들은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김 전 부장검사는 “과거 검찰이 범죄 혐의가 없다고 한 내용으로 다시 재판을 받는 제 인생이 너무 비참하다”고 말했고, 박 변호사도 “이 사건으로 몇 년 동안 고통 받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김 전 부장검사에 대한 선고기일은 오는 11월 9일에 열릴 예정입니다.

지난 2015년 김 전 부장검사는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단장으로 근무하며 검찰 동료였던 박모 변호사에게 사건 수사의 편의를 제공하고 1093만여원의 금품과 향응을 수수한 혐의를 받습니다.

당초 이 사건에 대해 검찰은 무혐의로 결론 내렸습니다. 대법원은 2018년 김 전 부장검사에게 박 변호사와 관련한 뇌물수수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고, 스폰서 김씨로부터의 금품 수수 혐의만 인정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했습니다.

그러나 김 전 부장검사의 중·고교 동창인 ‘스폰서’ 김씨가 2019년 12월 박 변호사 관련 뇌물 의혹을 고발하면서 사건은 다시 공수처로 넘어갔습니다. 공수처의 공소 제기는 이 사건이 처음입니다.

한편 지난 2015년 10월 금융위원회는 미공개정보 이용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박 변호사를 대검찰청에 수사의뢰 했습니다. 이 사건은 김 전 부장검사가 단장으로 있던 합수단에 배당됐습니다.

그러나 사건조사가 바로 이뤄지지 않다가, 김 전 부장검사가 예금보험공사로 파견되기 직전인 2016년 1월부터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김 전 부장검사는 파견 직전 서울남부지검 소속 검사에게 박 변호사를 조사하도록 지시하고, 박 변호사에게는 스폰서 김모씨의 횡령 사건 변호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박 변호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은 2017년 4월 검찰에서 ‘혐의 없음’으로 종결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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