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1952년 '축포' 대신 '전쟁의 포화' 속 창립
헌정사 속 '불의 배격' 적극 행동... 국민과 동행
직역침탈·사설플랫폼 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법률방송뉴스]

▲앵커= 대한민국 변호사 3만2000명을 대표하는 조직, 대한변호사협회가 창립 70주년을 맞았습니다.

이들이 걸어온 길과 풀어야 할 과제, 앞으로 가야 할 목적지는 어디인지 이혜연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한다.'

변호사법 1조 1항이자 변호사 윤리강령 첫 번째인 이 같은 문구는 변호사의 사명과 존재 이유를 명시합니다.

대한민국 최초 변호사 연합은 1907년 한성변호사회입니다.

정의 실현과 자유를 표방하며 출범했지만 회원 수는 10명을 넘지 못했습니다.

40여년 지난 1945년, 실질적 조직력을 갖춘 조선변호사회가 광복과 함께 이들의 소원을 이룹니다.

1950년 6월 17일, 대한변호사협회 창설을 위한 창립총회가 열렸지만 일주일 후 한국전쟁이 터졌고,

전쟁 발발 2년 후에야 임시수도 부산에서 법무부로부터 설립 인가를 받아 지금의 변협을 정식 출범시켰습니다.

그렇게 국민과 함께 한 시간 70년.

국민과 생사를 함께 한 변협은 대한민국 역사 속 크고 작은 사건이 날 때마다 부정과 불의 배격에 적극 행동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법률사무 직역을 침탈하려는 시도, 혁신 산업을 명분으로 내세운 사설 플랫폼의 법률시장 상업화, 때로는 고액의 수임료가 국민에게 이질적인 인식을 심어주기도 합니다.

이 같은 문제는 올해 일흔 살 된 변협이 앞으로의 70년을 바라보기 위해 풀어야 할 중대 의제가 됐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창립 70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열고, 국민의 신뢰를 높이고 법치주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이종엽 / 대한변호사협회장]
“4대 강대국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역사적 취약성에 항시 노출된 우리의 입장에서 법률시장의 주권은 우리 사회 정의와 미래 운명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날 행사에선 윤석열 대통령과 김명수 대법원장, 김도읍 국회 법사위원장 등 3대 권력 수장과 주요 인사도 축하와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자유, 인권, 법치라는 우리의 헌법정신을 확고히 지키며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데 모두 함께 노력해 나가십시다.”

[김명수 대법원장]
“사법제도 개선을 위한 우리 사법부의 중요한 동반자로서 앞으로도 애정 어린 비판과 대안 제시를 통하여...”

아울러 각계 전문가들은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격변한 형사사법제도에 대해 논의했고,

[윤태석 교수 /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민주당이 대선에서 이제 지고 나니 급작스럽게 이렇게 바뀐 법 개정이거든요. 재량성, 독립성과 중립성은 약간의 긴장관계에 있다, 근데 이거를 잘 관리하는 것이 대단히 어렵고...”

소송대리제도와 변호사 광고, 중대산업재해 관련 쟁점 등 사회와 법조계 화두가 되는 사안을 두고 토론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사법 시스템의 개선 필요성을 숙제로 던지기도 했습니다.

[이임성 / 변호사대회집행위원장]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혼란을 잠재울 원칙과 기준을 세우고 모든 국민을 하나로 모아 나아갈 지향점을 제시하는 일일 것입니다.”

축포 대신 전쟁의 포화 속 출범해야 했던 대한변호사협회.

국민과 국부를 위해 달려온 이들의 열정은 이번 행사에서도 엿보였습니다.

이들의 걸음이 대한민국 법치주의의 횃불 역할을 할지 관심이 쏠립니다.

법률방송 이혜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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