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방송뉴스]

▲신새아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주 대한민국을 덮친 호우의 충격이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수도권엔 일제강점기에 태어난 분이 아니라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을 물 폭탄이 쏟아져 피해가 막심한데요.

100년 만에 쏟아진 집중호우와의 사투는 일단락된 것으로 보이지만, 시민들은 경제적 피해를 두고 보험사와 지자체·건물주·관리소 등과 2차전을 치르게 됐다고 합니다.

특히 침수차 피해를 둘러싼 격론은 소송전으로까지 번지고 있는데, 시민들뿐 아니라 이들과 다투게 될 상대들도 처절한 싸움에 들어갔습니다.

<LAW 포커스> 이번 주는 물난리를 둘러싼 여러 법적 공방을 취재했습니다.

석대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비싼 차, 비싼 집도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진 못했습니다.

한 고급 외제차는 자전거 거치대에 걸린 채 절반이 들렸고, 건물 지하에선 물 퍼내기가 한창입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볼 수 없었던 물폭탄에 몸만 간신히 빠져나온 흔적도 역력합니다.

폭우가 수도권을 할퀴고 간 지 상당 시간 지났지만, 회복은 더뎌지고 있습니다.

외곽 지역 피해는 더합니다.

집중호우 사태 일주일이 넘었지만, 일부 차량은 여전히 도로 한복판에 방치돼 있습니다.

건조하고 뜨거운 햇빛에 보닛 위 흙은 깨진 도자기처럼 떨어져 나가는 반면, 트렁크엔 고인 물이 썩고 있습니다.

차량 내부에선 물비린내와 흙냄새, 곰팡이 냄새가 한 데 뒤섞여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악취를 풍깁니다.

[쉐보레 공업사]
"(오늘만 몇 대 들어왔어요?) 오늘만 10대 넘는 거 같아요."

보험사도 비상입니다.

현재까지 집계된 차량 피해는 1583억원.

한화손해보험의 지난해 영업이익 1343억원보다 240억원 많고, 흥국화재 지난해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2배나 높은 수치입니다.

광복절 하루 지난 16일까지 손해보험사가 접수한 폭우 피해 차량은 총 1만1142대.

이 가운데 5대 대형 손해보험사가 접수한 피해는 9760대로, 추정 손해액은 1365억원이 넘습니다.

보험사는 일단 신속 처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박선주 / 메리츠화재 MFC본부 역삼본부장]
"피해사고 보상대상자에 대해서는 보험회사에서 신속하게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보험사 보상에 앞서 차량 침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 여부입니다.

서울 서초구의 한 건물 지하주차장.

출입구로 비가 들이쳐 차량 바퀴가 잠기고 있고, 고장난 평면왕복식 주차장치로도 물이 새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건물 소유자와 관리인 등을 상대로 소 제기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물이 들어오지 않게 모래포대를 쌓거나, 차주들에게 미리 연락만 했어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겁니다.

[차상진 변호사 / 차앤권 법률사무소]
"시설 관리라든지, 건물이 적절히 관리가 되고, 그리고 침수가 일어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가 됐느냐, 경고등이 있었느냐... 상당 부분이 바닥 위까지 침수돼 있는 상황이라서, 바닥 위라면 전자기기는 바닥 위에도 있는 상황이거든요..."

불똥은 중고차 시장으로도 튀었습니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글입니다.

'폭우 사태로 1년간 쳐다도 보지 말아야 할 곳'이라며 중고차 시장을 겨냥합니다.

침수차를 속이고 팔아 대목을 맞을 거라는 선동 수준의 글입니다.

중고차 시장은 이에 대응해 적극적인 고객 설득에 나서고 있습니다.

[류태주 / 안산 중고차 매매단지]
"침수차가 아니라며 판매를 했을 땐 법률적으로 따지면 사기에 들어가게 되겠죠. 보험사에서 1차적으로 거르게 되고, 중고차가 매입해서 (매매단지에) 들어오면 국가에서 시행하는 성능점검이라는 게 있어요. 결과적으로 말하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이번 호우로 7개 시·도 56개 시·군·구에선 집을 떠나 대피한 사람은 7800명.

이재민 2300여명 중 절반 가까운 사람은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명·재산 피해 책임을 따지기 위해 사회 곳곳에선 법정 공방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지만, 정부는 "새 재난대응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교과서적 발언만 내놓고 '승자 없는 싸움'을 관망하는 모양새입니다.

법률방송 석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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