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만 줬어도"... 침수된 내 차, 지자체·관리소 책임 없나
"연락만 줬어도"... 침수된 내 차, 지자체·관리소 책임 없나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2.08.1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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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관리업체, 차주에 연락 조치도 안 해... 뿔난 주민들
법원, 판단 기준은 '예상했나 조치했나' 여부 등이 핵심
지자체·건물주·주차업체 책임 물어도 소송실익은 의문
법률방송 DB
10일 오전 서울 강남역 인근 한 빌딩에서 배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침수된 차가 방치돼 있다. / 법률방송 DB

[법률방송뉴스]

100년 만의 호우가 수도권을 덮치면서 피해 복구 진행이 더뎌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형이 낮은 강남 지역에선 주차장까지 물이 들이닥쳐 차량 침수 접수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인명·재산 피해가 상당해 곳곳에선 책임 여부를 따지기 위한 법적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침수차 추정 피해액 989억원... 아직 떠나지 않은 폭우

오늘(1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김주현 위원장은 전날 수해 대책점검 긴급 당정협의회에서 자동차 침수 피해와 관련해 '보험금 신속지급' 제도를 운영하겠다고 알렸습니다.

침수차를 지원하기 위해 자기차량손해보험(자차보험) 관련 신속 지급제를 운영한단 방침입니다.

사고접수 후 보험금 지급까진 통상 열흘의 기간이 걸렸지만, 손해보험업계는 이번 집중호우 피해에 대한 보험금을 신속히 지급하겠단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제(10일)까지 접수한 피해는 총 7486건, 추정 피해액만 989억원입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자차보험 가입률은 지난해 기준 72.%입니다.

전체 운전자 10명 중 3명은 보험금 혜택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이번 폭우 피해자 중에서도 지원을 받지 못하는 차량이 상당 수 될 것으로 보입니다.

폭우는 한 차례 수도권을 할퀴고 갔지만, 충청·전북 중심의 물폭탄이 예고돼 피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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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제기 나선 주민들... "포대만 쌓아도 피해 줄였다"

일부 주민은 지방자치단체와 건물주, 주차관리업체 등을 상대로 차량 침수와 관련한 책임을 묻기로 했습니다.

주차장 입구로 물이 들어가지 않게 모래포대 등으로 조치만 했어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고, 건물 벽에서도 물이 쏟아져 내려온 상황이라는 건 건물 하자도 있는 것이라는 겁니다.

또 주차관리업체의 경우 차주들의 연락처를 알고 있기 때문에 피해 최소화를 위해 이들에게 연락정도의 조치는 취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박선주 메리츠화재 MFC본부 역삼본부장은 <법률방송>과의 통화에서 "자동차법에 소유·사용·관리는 본인이 책임지는 것이기 때문에 과실을 야기한 경우엔 주차관리업체에 민원을 제기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과실을 야기하지 않은 경우 지하에 물이 들어오고 넘치는데 업체 측에서 차주에게 연락하지 않았다면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법조계 역시 "구청과 건물주, 주차관리업체 등의 책임은 공통이 될 수 있다"며 "이와 관련한 공동소송의 실익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실익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제한적인 사건으로 예상된다" 전했습니다.

◇"예상했나, 조치했나"... 법원 판단 기준은

법조계가 이같이 평가한 이유는 법원이 책임 여부를 판단할 땐 '예상 가능한 재해였는지'와 '충분한 조치를 취했는지'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입니다.

집중호우에 대한 지자체 배상책임을 처음 인정한 판결은 1990년 망원동 수재사건입니다.

1984년 9월 330mm가 넘는 폭우로 망원동 유수지 펌프장 수문이 무너져 약 1만800가구가 침수된 바 있습니다.

대법원은 당시 서울시와 건설사가 유수지 시공·관리를 잘못해 발생한 인재라고 판결했습니다.

사법부는 이후 △2001년 집중호우로 익사한 경비원 유족이 용산구청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 △2011년 1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우면산 산사태 피해자의 서초구청 상대 민사소송 등에 대해 지자체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특히 우면산 사태의 경우 산사태 경보·주의보를 발령한 구로구·금천구와 달리 서초구는 적절한 대피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기도 했습니다.

다만 지자체와 시공사가 조치했어도 피해를 막기 어려운 수준이라면 책임을 묻지 않습니다.

1998년 집중호우와 2011년 경기도 광주시 성종동 발생 수해 피해와 관련한 판례가 그 예입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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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업체도 책임"... 소송실익은 '글쎄'

부산지법은 지난해 폭우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침수된 사고에 대해 "차수문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며 관리업체에 책임을 물었습니다.

시간당 강우량과 현장 상황을 확인해 침수를 막을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데, 이를 게을리했다고 판단한 겁니다.

집중호우가 발생했을 때 현장 근무자의 업무를 중단시키지 않은 업체는 형사·민사상 책임을 져야 합니다.

서울중앙지법은 2017년 경남 창원시 양덕천 보수공사 중 급류에 작업자 3명이 쓸려가 숨진 사고에서 건설사와 하청업체, 지자체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도 있습니다.

다만 주민들의 이번 법적 조치가 손해배상금액 관점에선 실익이 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게 법조계 제언입니다.

소송실익은 '보험회사에서 지급하는 보험금' 대비 '소송을 통해 받은 손해배상금'과 배상금, 감정료, 변호사 수임료, 그 외 소송비용이 더 커야 실익이 존재할 공산이 큽니다.

보험 처리된 차의 경우 피해금액이 '자차부담금+알파'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양자의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소송실익이 있는진 의문이라는 겁니다.

주차장관리업체 조치로 차량을 밖으로 빼내는 운전자들 /제보 사진
주차장관리업체 조치로 차량을 밖으로 빼내는 운전자들. /제보사진

 

석대성 기자 bigstar@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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