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 '3년 6개월' 징역 확정
정치권 "어떤 말할지, 누가 나올지가 향방 나타낼 것"
"친문 구심점 없어... 김경수와 역할 가능성 배제 못해"

법률방송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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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방송뉴스]

관건은 '뭐라 말할까'와 '누가 마중나와 있을까'입니다.

한때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선주자로 꼽혔던 안희정 전 충청남도지사가 내일(4일) 만기출소합니다.

안 전 지사는 수행비서 김지은 씨를 성폭행한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했습니다.

혐의는 피감독자 간음 및 강제추행, 성폭력범죄처벌법상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등입니다.

지난 2019년 2월 1일 항소심에서 징역 3년 6개월 형을 받고 법정됐는데, 1심이 무죄를 선고했던 것과는 판결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2심 재판부는 안 전 지사가 2017년 7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수행비서를 상대로 네 차례 성폭행과 네 차례 강제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검사 공소사실 10건 중 9건을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같은 해 9월 대법원이 형을 확정하면서 안 전 지사는 지금까지 여주교도소에 갇혀 있었습니다.

안 전 지사는 수감 중이던 2020년 7월 모친상을, 올 3월에는 부친상으로 형 집행정지 일시석방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고려대학교 83학번 동기로, '동지적 관계'였다는 부인과 수감 중 협의 이혼했습니다.

안 전 지사 측은 "수감 전 지냈던 경기도 양평으로 갈 예정"이라며 "대외적으로 모습을 보이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일단 안 전 지사와 가까운 인사들은 이날 오전 여주교도소에서 그를 맞이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목할 점은 안 전 지사 출소 현장에서 모습을 보일 인사가 누구인지 여부입니다.

정치권 관계자는 "안 전 지사 지지층이 나와 있다면 세력이 살아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친문계가 나와 있을 경우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친이재명계가 나와 있을 경우엔 일종의 경고로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하나 눈여겨볼 대목은 안 전 지사의 발언입니다.

일단은 자연인으로 돌아갈 것이란 관측이 다분하지만, 당에서의 역할을 예고할 경우 친문계와 친이계 대치전선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 전 지사는 공직선거법 19조에 따라 형 집행이 끝난 뒤에도 10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안 전 지사의 나이는 만 57세.

10년 후 67세에 대선잠룡으로 부상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게 일부 평론가 의견입니다.

한 평론가는 <법률방송>과 대화에서 "60대 후반이나 70대 초반은 대통령 되기에 적정기 아니겠느냐"라며 "특히 당 안에선 충청권 출신 인사도 여럿 버티고 있기 때문에 훗날 '충청대망론'이 다시 고개를 들 수도 있다"고 관측을 내놨습니다.

앞서 이재명 의원은 대선 패배 후 곧바로 보궐선거에 출마해 여의도 정치에 입성했습니다.

현재는 이 의원과 그 세력이 당권 장악을 앞두고 있는데, 친문계가 대선 패배 책임자의 보선 출마를 막지 못한 것부터가 친문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걸 방증한다는 설명입니다.

이 때문에 친문 입장에선 친이를 견제하는 데 있어 지휘봉을 잡을 인물이 필요한 실정이라는 겁니다.

안 전 지사가 김경수 전 경상남도지사와 호흡을 맞출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김 전 지사 역시 사면될 경우 야당의 차기 당권 혹은 대권주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 전 지사는 2017년 대선을 전후해 '드루킹' 김동원 씨와 공모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혐의로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형을 확정받고 창원교도소에 수감 중입니다.

김 전 지사가 지난 7월 가석방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광복절 특별사면에 포함되는 것이 아니냐 추측이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민주당에선 김 전 지사의 사면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입니다.

박범계 의원은 지난달 26일 MBC 라디오에서 "여야 균형을 좀 맞추라"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과 김 전 지사의 사면을 동시에 진행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강훈식 의원 역시 CBS 라디오에서 "국민통합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며 김 전 지사를 대선주자 중 한 명으로 꼽기도 했습니다.

김 전 지사는 출소해도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다음 대선에는 출마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마땅한 구심점이 없는 친문 세력이 김 전 지사를 중심으로 뭉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안 전 지사와 마찬가지로 김 전 지사가 사면된다면 향후 역할이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김 전 지사 사면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했습니다.

안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김경수·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은 세계 민주주의 역사상 최대 규모의 댓글로 대선기간 여론을 조작한, 민주주의를 근본부터 붕괴시킨 중대 사건"이라며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강도 높게 힐난했습니다.

이어 "민주주의 파괴범에게 면죄부를 주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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