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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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방송뉴스]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 수사와 관련해 해경 간부 9명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정봉훈 해양경찰청장은 오늘(24일) 오전 11시 20분쯤 전국 지휘관들이 참석한 화상 회의에서 “저는 이 시간부로 해경청장 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습니다.

정 청장은 “최근 우리 조직에 닥쳐온 위기 앞에서 부족하나마 조직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오랜 고심 끝에 우리 해경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태어나기 위해 새로운 지휘부를 구성하는 것만이 답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사퇴 이유를 전했습니다.

또 서승진 해경청 차장과 김병로 중부해경청장 등 치안정감 2명, 김용진 기획조정관, 이명준 경비국장 등 치안감 5명도 함께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 중에는 지난 2020년 9월 해당 사건 이후 1주일 만에 “피살된 공무원이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던 윤성현 남해해경청장(당시 본청 수사정보국장)도 포함됐습니다.

지난 16일 해경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씨의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다”는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정 청장은 지난 22일 “피격 공무원 수사 결과 발표와 관련해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며 국민과 유족들에게 공식 사과했습니다.

이어 “해경의 수사 발표로 혼선을 일으키고 실망을 드린 데 대해 청장으로서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상 초유의 지휘부 집단 사의 표명에 해경 내부는 크게 당황한 분위기였습니다.

한 해경 직원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당혹스럽다”면서도 “중간 수사 결과 발표 때 월북이라고 섣부르게 단정한 뒤 결과를 사실상 바꾼 책임을 지휘부가 진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다른 해경 직원은 “지휘부 전체가 이번 수사와 관련해 책임지는 상황은 그동안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모습”이라며 “조직을 쇄신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해경 내부에서는 “지휘부가 다 나가버리면 이번 사태 수습을 어떻게 할지 걱정”이라며 “새 지휘부가 꾸려질 때까지 당분간 혼란은 있겠지만 앞으로는 정권이나 정치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국민들이 납득하는 수사 결과를 내놓지 못하면 해상 수사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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