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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방송뉴스]

"이재명 의원을 살리려 고소·고발을 취하하자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살얼음판인 협상 상황에 찬물을 끼얹어서 기가 차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국회의원 임기 시작, 즉 국회 개시 날짜는 5월 30일입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29일 전반기 임기를 마친 여야는 다음날인 30일부터 후반기 활동에 들어갔어야 하는데요.

하지만 원 구성을 두고 3주째 교착상태에 있습니다.

◇국회 전반기·후반기, 왜 5월 30일부터 시작일까

국회의원 활동 시작이 5월 30일인 것을 두고는 오해가 많습니다.

제헌국회가 처음 열린 날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하는 이도 있지만, 대한민국 제헌국회는 1948년 5월 31일 구성됐고, 1950년 5월 30일까지 활동했습니다.

'국회법 어디에 정해 놓았나' 생각할 수 있지만, 국회의원 임기를 5월 30일에 시작해야 한다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국회의원 임기를 5월 30일에 개시하기 시작한 건 민주화 이후 첫 국회인 13대 국회 때부터입니다.

1988년 4월 26일 총선을 치른 여야는 그해 5월 30일에 개원하기로 국회 운영 일정에 합의했습니다.

헌법 부칙 3조는 '이 헌법에 의해 선출된 최초의 국회의원 임기는 국회의원 선거 후 헌법에 의한 국회의 최초 집회일로부터 개시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요.

이때부터 국회의원 총선거 후 국회의원 임기 시작일은 5월 30일이 된 겁니다.

◇여야 원 구성, 과거엔 갈등 없었나

13대 국회는 임기 중 국회의장직 공석 상태가 없던 유일한 국회인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국회는 원 구성 때마다 갈등을 벌였습니다.

14대 국회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둘러싼 여야 의견 대립으로 국회 임기 개시 한 달이 지나서야 개원식을 열었습니다.

14대 전반기 국회의원을 맡은 박준규 의원은 9달 만에 자리에서 내려왔고, 이만섭 의원이 그 자리를 이어가기도 했는데요.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고위공직자 재산공개를 단행했는데, 박 의원이 재산이 많다는 이유로 사회적 논란이 됐기 때문입니다.

박 의원은 15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에 도전했는데, 사상 처음으로 3차 투표까지 실시한 끝에 당선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18대 국회는 6월 중순에 후반기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개발과 천안함 사건 특별위원회 재가동 여부, 세종시 수정안 문제 등 현안이 협상 주패로 제시됐었는데요.

당시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의 기싸움도 팽팽했습니다.

20대 국회의 경우엔 7월 중순에 가서야 후반기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2018년 5월 24일로 예정한 후반기 국회의장 선거는 야당 반대로 무산됐고, 공백 상태를 겪었는데요.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즉시 선출을 주장했지만, 자유한국당은 그해 재·보궐 선거 이후 원내 1당이 바뀔 수 있단 이유로 재보선 이후 선출을 관철시켰기 때문입니다.

◇절충 카드된 '이재명'... 팬덤정치 후폭풍 몰아칠까

절충점이 나올지 미지수였던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은 더욱 안개가 드리웠습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늘(22일) "더불어민주당 측이 이재명 의원을 살리려 고소·고발을 취하하자고 했다"고 말한 게 화근이 됐는데요.

이에 대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사과하지 않으면 만나지 않겠다"고 즉각 반박에 나선 실정입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원 구성과 관계없는 조건을 요구하면서 갈등 상황을 지속시키고 있다"며 "이러니 우리 정치가 삼류라는 말을 듣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이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이 의원에 대한 고소·고발 취하를 요구했고, 마치 이를 협상의 전제 조건처럼 내걸었다는 게 권 원내대표 설명입니다.

민주당은 반발과 동시에 박 원내대표가 말했던 여야 원내대표 회동 제안도 거둬들였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앞서 권 원내대표를 향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며 "집권 여당이 입법부 정상화와 국회개혁, 여야 관계회복이라는 기본 원칙 앞에 진정성이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표명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박 원내대표는 권 원내대표의 말을 확인한 후 "기사를 봤더니 정말 얼토당토 않은 발언"이라며 "양보안을 제시해도 모자랄 판에 없는 사실을 얘기하는 게 집권 여당 원내대표로서 온당한 자세냐" 불쾌감을 내비쳤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지난 4월 천안함 추모 행사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대선 때의 고소·고발 사건을 어떻게 하려는지 물어봐서, 제가 '이건 원내 업무가 아니라 당무다, 우리 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상의하겠다' 말한 게 전부"라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번 국회 원 구성이 공전하고 있는 이유는 야당 내 협상 구심점이 없기 때문이란 시각도 있습니다.

원 구성에 대한 책임자가 필요한데, 대선과 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이 8월 말에나 전당대회를 열고 당대표를 선출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상호 의원이 맡고 있는 비대위원장직은 두 달 남짓이기 때문에 당 체제가 안정된 후 원 구성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다만 원 구성 협상이 늦춰질수록 야당이 국정운영 발목을 잡는 형국으로 놓여 불리해지는 만큼 민주당이 금명간 합의점을 도출할 것이란 전망도 공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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