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새아 앵커= 우리 청년들이 참 여러모로 힘든 시간을 견디고 있는 것으로 보이네요. 김 기자도 취재하면서 좀 공감이 되셨나요. 

▲김해인 기자= 네. 저 또한 짧았다면 짧았고, 길었다면 길었을 취업준비 시간을 보내왔기 때문에 이들이 느꼈을 불안감이 마음 한켠에 와 닿았습니다. 

▲앵커= 저희가 앞서 취준생들의 얘기를 듣고 오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구직자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하지만, 중소기업은 올해 채용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얘기가 있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취업하기 어렵다는 취준생들의 볼멘소리 이면엔 중소기업 10곳 중 6곳은 구인난으로 올해 채용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좀 아이러니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에 의하면 최근 중소기업 576곳을 대상으로 '2021 채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채용을 진행한 516개사 중 63.4%가 “계획한 인원을 채용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19년 동일한 질문에 대한 응답률 55.6%보다 7.8%포인트 늘어난 수치입니다.

▲앵커= 이런 현상은 왜 일어나는 거죠. 

▲기자= 전문가들은 이런 경우를 일컬어 ‘미스매칭’이라고 표현했는데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전문가 의견을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종진 /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대학 진학률이 65%가 넘는 나라에서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으로 가려고 하는 선호나 성향이 많기 때문에 기업들은, 중소기업은 일자리가 부족하다고 하지만 청년들은 거기에 가면 내가 노력한 만큼의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게 이제 불일치, 경영학에서는 그걸 이제 ‘미스 매칭’이라고 부르기는 하는데요. 이런 문제가 이제 심각하죠. 학교를 나온 청년들은 거기(중소기업)에 가기보다는 조금 더 준비를 해서 1년 더 준비한다 하더라도 좋은 직장에 가려고 하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구조적인 문제가...”

▲앵커= 그렇다면 이런 미스매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론 어떤 것들이 언급됐나요. 

▲기자= “중소기업의 일자리가 매력적으로 다가 올 수 있도록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게 박지순 교수의 말인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박지순 고려대 로스쿨 교수 / 고려대 노동대학원장]
“결국 중소기업 일자리가 청년들한테도 어느 정도 매력적으로 다가와야 되지 않겠습니까. 가서 무조건 열정페이만 한다든지 아무런 경력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든지 뭔가 계속 소모만 되고 있다는 어떤 느낌을 갖는다든지 이러면 좋은 기회가 만들어질 수가 없겠죠. 그런 점에서 우리 정부가 중소기업들의 일자리를 좀 더 청년들이 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좀 더 매력적인 일자리로 만들 수 있도록...”

▲앵커= 다시 청년들의 시선으로 돌아와서, 이들이 요구하는 건 어떤 건가요. 

▲기자= 사실 앞으로 어떤 것들이 바뀌었으면 하냐는 질문에, 되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올 정도로 취준생들 사이에선 이젠 해탈했다는 반응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이 바라는 건 코로나 사태가 빨리 해결됐으면 한다는 말과 함께 실질적인 정책들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장웅식 / 배우지망생]
“일단 제일 큰 거는 빨리 이 사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

[김민지(익명) / 취업준비생]
“실질적으로도 좀 도움이 되는 그런 정책들이 조금 더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뭔가 취업준비생이 취업 준비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앵커= 정책적인 부분에 대한 얘기가 나와서 한 번 들여다보자면 정부 차원에서 취업난 해결을 위한 여러 방안들이 나오지 않았었나요. 

▲기자= 네. 일단 지난 8월 정부가 내놓은 '청년희망ON' 프로젝트가 대표적으로 꼽힙니다.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직접 교육한 후 채용하고, 정부가 훈련비용 등을 지원하는 해당 프로젝트에 6개 대기업이 3년간 약 18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었습니다.

또 올해 지자체 이곳저곳에서 ‘취업장려금’이라는 걸 지급했습니다. 등 떠밀리듯 대학교는 졸업했지만 아직 취업하지 못한 청년들에게 구직활동비로 50만원을 지급하고자 마련된 사업인데요. 

그러나 이러한 제도들이 정부가 기업 총수들에게 뭔가 풀지 못할 숙제를 떠안기는 모양새가 됐고, 정작 취업준비생들에게 잘 알려지지도 않아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왔습니다. 

[박지순 고려대 로스쿨 교수 / 고려대 노동대학원장]
“어떤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청년들에게 생활비를 얼마 지원해준다’, ‘기본 소득으로 얼마를 준다’ 그건 제가 볼 때 본질적인 문제 해결 방법은 아닌 것 같아요. 어쨌든 생활비가 필요한 청년들이 임시직을 구할 수밖에 없잖아요.”

[김종진 /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그냥 밀어내기 방식으로 공급 늘린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다. 그래서 정부가 그린 뉴딜 일자리 100만개를 만든다(는 건) 다 단기 일자리거든요. 그래서...”

▲앵커= 사실 취업난의 문제가 요근래 코로나 사태 때문에 반짝 대두된 건 아니고 그간 고질적인 사회적 문제였잖아요. 근본적인 해결책은 어떤게 제시됐나요. 

▲기자= 결국 일자리 관련 양적·질적인 측면 모두 해결하기 위해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를 줄이고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 목소리입니다. 이어서 들어보시죠. 

[김종진 /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요약하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임금 체계를 같이 병행해야만 그나마 이제 1:4의 임금 체계의 격차를 1:7 이렇게까지는 올려야...”

[박지순 고려대 로스쿨 교수 / 고려대 노동대학원장]
“실제로 청년들이 갈 수 있는 일자리들을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 점을 우리가 좀 더 인식을 해야 될 것 같고요. 무엇보다도 지금 말씀드린 걸 정리해 보면 중소기업의 일자리들을 좀 더 어떻게 매력적으로 만들어줄 것인가. 그리고 그 중소기업에서의 경력이 대기업으로 전환시킬 수 있도록...”

▲앵커= 네. 대한민국 청년들의 취업난. 단순히 일자리만 만든다고 해결될 건 아닌 것 같고 우리 사회 구조와 안전망 등 전체적인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큰 숙제인 것 같네요.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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