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방송뉴스] 법률방송에서는 한 해의 마지막 날인 지난해 12월 31일 강력부 검사 출신 '국내 1호 필적학자' 구본진 변호사를 만나 '한 사람의 글씨엔 그 사람의 인생과 마음이 녹아있다'는 말을 들어봤습니다.

2천명 이상의 글씨체를 분석한 구본진 변호사가 최근 '부자의 글씨'라는 책을 내고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현대그룹 초대회장 정주영, 애플 사 창업자 스티브 잡스, 마이크로소프트(MS) 빌게이츠 등 자수성가한 슈퍼리치들의 성향과 그들의 글씨 특징을 분석해 공개했습니다.

2021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 '필체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의 저자인 구본진 변호사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장한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글씨체가 사람의 성격, 성향, 인격을 반영한다."

자칫 비과학적이거나 근거 없는 말처럼 받아들일 수 있지만, 서양에서는 이미 '필적학'이 종합적인 학문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1622년 이탈리아의 의학자 카밀로 발디를 시작으로 프랑스의 J.H.미숑, 독일의 W.프라이어 등 많은 서구의 학자들은 '필적이 사람의 성격이나 심리를 반영한다'는 것을 논증해왔습니다.

"글씨체는 '뇌의 흔적'이자 '몸짓의 결정체'이기에 글씨체를 바꾸면 뇌가 변한다"는 것이 국내 1호 필적학자인 구본진 변호사의 말입니다.

15년간 2000명 이상의 글씨체를 분석해 '필체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라는 책을 펴낸 구본진 변호사.

구 변호사는 이번엔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발표한 억만장자 리스트를 참고해 자수성가 슈퍼리치들의 글씨를 분석해 발표했습니다. 책 제목은 '부자의 글씨'입니다.

[구본진 변호사 / 필적학자]
"작년 초에 나온 '필체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라는 책이죠. 그 책을 가지고 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저에게 글씨를 물어보는 사람들은 거의 100%가 부자가 되는 글씨는 뭐냐, 이것만 묻는 거예요. 그래서 부자의 속성을 찾아서 부자가 될 특징을 따라하는 책을 낸 것이죠."

그가 분석한 슈퍼리치는 현대그룹을 만든 고 정주영 회장부터,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등 모두 35명입니다. 

그들의 글씨체를 통해 구본진 변호사는 인내심, 긍정적 사고, 결단력, 책임감, 절약 정신, 자신감 등 부자의 속성이나 성향을 발견합니다.

[구본진 변호사 / 필적학자]
"이번에 분석한 것은 150~200년 정도 근래에 산 사람들 중에서 미국, 유럽, 남미, 아프리카, 중국, 일본 등을 다 했죠, 한국은 물론 했고요. 35명의 글씨를 분석했습니다. 작업을 하면서 느낀 게 부자들이라고 동일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다르기 때문에..."

구 변호사는 정주영 회장의 글씨체에 대해 '슈퍼리치 중 최고의 수준'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구본진 변호사 / 필적학자]
"정주영 (회장의) 글씨는 세계적인 부자들 중에서 최고의 수준이에요. 전세계에 200년 동안 부자들을 쫙 봐도 정주영은 톱클래스입니다."

이는 부자의 속성이나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이유에서인데, 그는 정 회장의 글씨체를 '부자의 글씨' 표본이자 교과서라고 꼽습니다.

[구본진 변호사 / 필적학자]
"이게 보시면 가로선이 길고요. 세로선도 길고 ㅁ자가 위에는 부드럽고 밑에는 굳게 닫혀있죠. ㅅ자의 꼭지가 최고가 되려는 의지인데 ㅅ자의 꼭지도 크고요. 글씨가 아주 빠른 글씨는 아닌데요, 전반적으로 빠릅니다. 그리고 우상향이죠. ㄷ자 보면 확실히 알 수 있죠."

슈퍼리치 또한 다양한 장단점과 특징이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공존하기 어려운 성향들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단점을 극복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구본진 변호사 / 필적학자]
"글씨는 예쁜 글씨가 좋은 게 아니에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예쁜 글씨, 보기 좋은 글씨를 쓰는 사람들은 마음이 착하고 곱고 단정하고 하지만 용기가 크지 않고 융통성이라는 문제도 약할 수 있고 그리고 기도 세지 않고 여러 가지 면에서 단점도 있단 말이죠."

필적학에서는 글씨의 크기나 필압, 속도, 기울기 등에 따른 형태, 자간과 행간이 주는 전체적인 조화 등을 분석해 글을 쓴 사람의 심리적 상태와 특징적인 성격, 성향 등의 정보를 얻어냅니다.

때문에 필적학은 국내외 범죄 수사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강력부 검사 출신인 그가 범인의 필적을 보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얻은 현장 지식과 이론을 바탕으로 필적학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구본진 변호사 / 필적학자]
"강력부 검사를 하면서 느낀 게 뭐냐면 이게 범죄와 글씨가 관련이 있구나, 범죄자는 글씨가 특이하다, 이런 것을 알게 됐죠. 살인범이나 마약사범 이런 사람들 글씨를 보면서 글씨가 특이한 것을 알게 된 것이죠. 아, 이게 글씨가 특이하구나..."

필적학자로서 구 변호사의 첫걸음은 독립운동가 친필 수집이었습니다. 그들과의 비교를 위해 친일파 글씨를 모았고, 현재 부자 글씨를 분석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그는 "20년 넘게 수집하고 연구한 독립운동가의 글씨 등을 누구나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구본진 변호사 / 필적학자]
"맨하탄에 거주하면서 거의 매일 미국 갤러리, 뮤지엄을 갔는데 거기서 느낀 게 미국 사람들이 기증을 많이 한다는 것이죠. 기증을 해서 기증한 물건들이 뮤지엄을 이루고 있는 거예요. 저도 뭔가를 모아서 기증을 해야겠다..."

그는 '부자의 글씨' 특징을 담아 '법률방송'을 적어봅니다.

[구본진 변호사 / 필적학자]
"잘 되는 사람들은 어떻냐 하면 마지막이 강해요. 크잖아요. 그리고 꺾이죠. 여기도 약간 힘을 준다고요. 여기도 힘을 주죠. (끝나는 부분이 중요하군요) 그것을 조금 더 힘줘서 쓰시면 좋아요."

글씨를 '사람의 내면을 찍은 엑스레이'라고 표현한 구본진 변호사.

새해를 맞이하기 전 내면을 바꾸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비용이 조금도 들지 않는 '글씨 연습'을 해보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습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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