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유급 휴가' 남 얘기... 부스터샷 두렵지만 코로나 걸릴까 걱정
'갑질' 대부분 중소기업... "서러운데 어떡하나" 딜레마 빠진 근로자들

[법률방송뉴스]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 후 추가접종을 하는 이른바 '부스터샷'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근로자 사이에서 부스터샷을 맞는 게 그다지 달갑지 않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데요.

접종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회사 눈치가 보여 '백신 휴가'도 쓰지 못하다 보니, 부담스러운 상황을 고스란히 혼자 감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부 기업은 부스터샷 접종자를 대상으로 유급 휴가까지 주고 있지만, 이런 회사의 배려는 '나와 거리가 먼 남의 일'이라고 토로합니다.

노동계에선 형평성 문제를 위해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오는데, 어떤 얘기가 나오는지 석대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소재 한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는 30대 A씨, 2차 접종 후 고열과 어지러움 등 후유증이 극에 달했지만 회사로 향해야만 했습니다.

[서울 소재 중소기업 근로자]
"열이 나고 침이 마르는데 이온음료만 2리터 마신 거 같아요. 그것도 엄살 부린다고 할까봐 몰래..."

정부 산하 공공기관에 다니는 B씨의 경우 연차를 쓰고 출근했다고 합니다.

[서울 소재 공공기관 근로자]
"서럽더라고요. 연차 쓰고 일하는 게 내 현실이구나..."

이들은 부작용과 후유증에도 출근해야 하는 실정을 감안하면 부스터샷을 맞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코로나 확진이 될 경우 비난과 책임이 돌아오는 게 두려워 '부스터샷을 맞아야 하나'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한 시민단체가 내놓은 7월에서 11월 접수한 백신 갑질 제보는 80여건, 제보자 대부분은 중소기업 사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노총도 설문 결과를 내놨는데, 응답자 10명 중 4명은 '백신 접종 후 적절한 휴가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일부 대기업이 시행하고 있는 유급 휴가는 꿈도 못 꾸고, 연말 마무리해야 할 업무만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는 겁니다.

근로기준법상 연차는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없는 한 근로자가 원하는 시기에 보장하도록 돼 있습니다.

OECD 국가 대부분은 접종자가 모두 유급으로 쉴 수 있는 백신 휴가제를 도입했지만, 한국은 기업에 휴가를 권장하는 정도에 그칩니다.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피해자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음에도 휴가는 '강제'가 아니라 '권고'에 머물고 있는 겁니다.

국회에선 지난 3월 백신 유급 휴가를 도입하자는 내용의 법안이 처음 발의된 후 지난 6월까지 9건의 비슷한 법안이 나왔습니다.

여야 할 것 없이 내놓은 법안이지만, 2차 접종률이 80%에 달하도록 여전히 계류 중인 실정입니다.

'백신 갑질'을 당하고 있는 직장인의 서러움을 국회가 등한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법률방송 석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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