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새아 앵커= 안녕하세요. ‘이번주 핫클릭’ 코너에선 PD수첩과 ‘사라진 배우‘ 윤정희 얘기 해보겠습니다.

60년대 문희, 남정임과 ‘트로이카’로 불리던 1세대 원로배우 윤정희.

한때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던 영화배우 윤씨를 둘러싼 이른바 ‘방치 의혹’이 불거진 건 올해 2월입니다. 

지난 2월 5일 윤씨의 형제자매들이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스러져가는 영화배우 ***를 구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리며 윤정희의 ‘프랑스 방치설’논란이 시작된 겁니다.

이들은 남편 백건우와 딸 백진희씨가 2017년부터 알츠하이머 투병 생활을 하던 윤정희를 돌보지 않고 있는 데다 연락조차 하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윤정희와) 형제들과의 소통은 아주 어렵고 외부와 단절이 된 채 거의 독방 감옥 생활을 하고 있다”며 “딸에게 형제들이 자유롭게 전화와 방문을 할 수 있도록 수차례 요청하였으나 감옥의 죄수를 면회하듯이 횟수와 시간을 정해주었다”는 게 형제자매들이 호소한 청원 내용입니다. 

그러면서 이들은 청원 나흘 뒤인 같은 달 9일 입장문을 통해 “(백건우가) 남편으로서 아내 윤정희를 전심으로 보호하려는 마음을 포기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남편 대신 딸 진희씨가 윤정희에 대한 후견인 지정 신청을 진행한 것에 대해서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한 마디로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윤씨를 보호해야 할 남편과 딸이 윤씨의 인권을 유린하고,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겁니다.

원조 톱스타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부부에 대한 이런 불미스러운 논란은 MBC PD수첩의 보도로 파장이 더욱 커졌고, 이는 그동안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았던 백씨를 공식 석상으로 불러냈습니다. 

의혹이 불거진 뒤 처음으로 공식 기자회견을 연 백씨는 MBC PD수첩 방송내용이 허위라고 주장했습니다.

[백건우 피아니스트]
“현재 배우 윤정희는 매일매일 평화롭게 자신의 꿈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윤정희의 삶을 힘들게 하는 이들은 윤정희의 건강상태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그리고 치매라는 질병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형제, 자매들 뿐입니다. 거짓과 진실은 항시 공존합니다. 거짓과 진술 중 무엇을 택하느냐는 우리 모두의 권한이며 책임입니다.”

백씨의 법률대리인인 정성복 변호사도 기자회견에 동행해 "동생들의 허위주장에 매몰돼 사실을 확인하지 않거나 악의적으로 편집해 방송했다“며 PD수첩 보도를 맹비난했습니다. 

[정성복 법무법인 청림 변호사 / 백건우 법률대리인]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인 백건우 선생님은 국가적인 문화자산으로써 우리 모두가 보호해야할 대상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MBC PD수첩에서 보여준 바는 전혀 그와 반대였습니다. PD수첩은 윤정희 여사 동생들의 허위 주장에 매몰돼 사실을 확인하지 않거나 간과하거나 또 악의적으로 편집해 방영함으로써 백건우 선생님과 딸 백진희를 어이없게 매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백씨 측은 윤정희 방치 의혹의 발단은 윤씨의 동생들이 연주료 21억원을 빼돌리면서 시작됐다고 맞섰습니다.

정 변호사에 따르면 백씨는 1980년부터 한국에서 받는 연주료 관리를 윤씨의 첫째 동생 손미애씨에게 맡겼고, 2019년에서야 통장의 잔액이 손씨에게 전달받은 것보다 훨씬 적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계좌 내역 확인이 가능했던 2003년부터 최소 21억원이 사라졌다는 게 백씨 측 주장입니다. 

[정성복 법무법인 청림 변호사 / 백건우 법률대리인]
“(질의부분) (백건우) 선생님께서 국내에서 받으신 연주료는 백건우 선생님 통장에만 넣었던 게 아니고, 윤정희 선생님 통장에도 넣었었는데 그것도 손미애씨가 관리를 했었는데 아직도 윤정희 선생님 통장엔 얼마나 어떻게, 얼마나 들어 있었고 그중에선 얼마나 사라졌는지 확인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제가 확인할 수 있는 최소 금액이 (21억원) 아닌가...”

이에 백씨 측은 손미애씨를 상대로 영등포경찰서에 특정범죄가중처벌과 횡령죄로 고소했으며, 윤씨 동생들이 여러 경로로 백씨를 명예훼손 한 것에 대해서도 고소를 검토 중임을 밝혔습니다.

아울러 PD수첩 상대로는 언론중재위원회 정정보도 청구와 함께 1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조정을 신청했습니다.

윤정희씨의 형제자매들과 남편 백건우씨의 진실공방. 과연 사라진 것은 배우 윤정희씨일까요, 21억일까요.

만약 백씨 측 주장대로 PD수첩이 왜곡보도를 한 것이라면 하루빨리 정정보도와 함께 그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이 도리일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방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는 성년후견제도를 악용한 사례로 기억될 것입니다.

올해로 시행된 지 8년째를 맞이한 성년후견제도, 질병이나 고령으로 판단력이 흐려진 이들을 대신해 후견인이 재산관리나 치료를 돕는 게 제도의 목적입니다. 

하지만 본질을 벗어나 가족 간 재산분쟁으로 이어지는 등의 부작용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앞으로 저출산·고령화 시대가 가속화되면 이런 우려스러운 상황이 급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데, 제도 보완을 위한 개선책이 나와야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번주 핫(HOT)클릭 여기까지입니다.

 

저작권자 © 법률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