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일반 택시, 운송수입 차이 극명... "플랫폼 종속으로 이어져"
택시업계 "콜 몰아주기로 갑질"... 공정위, 불공정거래 행위 조사
전문직역들 "플랫폼 종속화 우려"... 연대 형성 및 공동성명서 발표

▲신새아 앵커= 안녕하세요. 'LAW 포커스' 신새아입니다. 

이번 주엔 얼마 전에 끝난 국정감사와 관련한 얘기를 한 번 해보려고 하는데요. 장 기자, 올해 국정감사에선 사실상 '플랫폼 국감'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플랫폼 관련 현안들이 제기됐다고요.

▲장한지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번 국정감사에선 '플랫폼 독과점' 문제가 최대 화두로 떠올랐는데요.

코로나19 언택트 시대에 호황기를 맞은 플랫폼 기업들, 하지만 이들의 커지는 시장 장악력 그 이면에 갑질 행태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함께 높아지고 있어서입니다.

▲앵커= 불과 얼마 전까지 '혁신의 아이콘'으로 통했던 이들이 어쩌다 '탐욕의 상징'으로 전락하게 된 걸까요.

▲기자= 그 중심에는 과다 수수료, 골목상권 영역 침범 등 여러 문제들이 얽혀있습니다. 올해 핫한 이슈인 만큼 법률방송에서도 이번에 플랫폼 기업들의 행태에 어떤 문제가 있다는 건지 각계 목소리들을 들어봤는데요. 먼저 영상으로 확인해 보시죠.

[리포트]

지난달 26일 변호사와 의사, 세무사, 택시 운전기사 등 전문직 단체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플랫폼'을 향한 성토장을 펼쳤습니다.

[이헌영 /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본부장]
"네 명의 조합원분들이 분신을 하고 그중에 세 분이 돌아가시고 한 분이 목을 매달아 돌아가셨는데 새로운 신산업인 플랫폼 업체를 기존의 구산업이 막아서고 있다, 그게 거의 모든 언론들의 논조였고 그래서 저희가 언론의 지지를 받지 않는 상황에서 목숨을 걸고 억지를 부리는 단체가 돼서 정말 외로운 싸움을 벌여왔습니다."

택시업계는 먼저 카카오T에 대해 '콜 몰아주기를 통한 불공정경쟁을 한다'고 고발하며 포문을 열었습니다.

승객이 카카오T로 택시를 부르면, 가까이 있는 일반택시가 아닌 멀리 떨어져 있는 카카오 가맹택시가 먼저 배차된다는 의혹입니다.

서울시가 '카카오T 택시'와 '일반 택시'의 운송수입금을 조사한 결과, 수입 양극화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운송수입금 300~400만원 사이는 두 택시의 비율이 비슷하지만, 400만원 이상에서 카카오 택시가 전체의 37.4%, 일반 택시는 16.5%를 차지하고 있어 그 차이를 극명히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300만원 이하'를 보면 카카오 택시가 전체의 32.3%, 일반 택시는 51.4%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수입 차이가 도드라지다 보니 일반 택시 기사들은 점점 카카오에 의존하는 이른바 '종속관계'로 이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겁니다.

[이헌영 /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본부장]
"모든 콜에 대한 시스템을 독점하고 있는 카카오가 유도하고 있는 것이죠. 카카오가 양질의 콜을 자기들에게 가맹된 수수료를 내는 일부 가맹택시에게 몰아주는 행위 때문에 실질적으로 보이지 않는 승차 거부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것은 승객들이 모르는 것이죠. 콜을 불렀는데 차가 없어서 배차가 안 되나 보다, 하는..."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카카오T 블루에만 인위적 배차가 이뤄지면 오히려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일반 택시가 아닌 더 멀리 있는 차량이 승객에게 배정될 확률이 높아진다"며,

"결과적으로 승객과 기사 모두의 만족도를 떨어뜨린다. 플랫폼의 가치를 저하시키는 행위를 할 이유가 없다"고 맞서왔습니다.

그런 와중에 카카오택시는 지난 3월, 택시 기사들을 상대로 월 9만 9000원에 유료 멤버십 서비스도 내놨습니다.

그러나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업계 비판이 거세졌고, 이에 카카오택시는 부랴부랴 멤버십 이용료를 3만 9000원으로 낮췄습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 -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 2021년 10월 국정감사]
"왜 3만 9000원을 받습니까. (조금 더 많은 요금을 저희가 절반 이하로 줄였고...) 택시호출 서비스 지금까지 무료로 운영하고 그래서 90% 시장점유율을 장악해서 압도적인 지배사업자가 되니까 경쟁자가 사라지니까 이제 다양한 수수료 체계 만들어서 약탈하는 거 아니에요."

시장 점유율 90%에 이르는 카카오택시가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뒤 불공정행위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헌영 /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본부장]
"플랫폼 업체가 독점을 강화시켜서 전체 산업을 다 종속화시키고 결국에는 자신들의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향해서 쫓아가고 있는데..."

플랫폼 기업의 소위 '독점화' 경향의 출발점은 '네트워크 효과'로, 이는 어떤 상품에 수요가 형성되면 다른 사람들의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합니다.

네트워크 효과로 플랫폼의 덩치가 커지면 이용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그렇게 독점적 구조를 형성해가는 것이 그동안 플랫폼 공룡 기업들이 보여준 속성입니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플랫폼 사업자들이 자기네들이 판을 깔아놓고 다수의 사람을 초청해서 다수의 사람에게 공급하는 구조이다 보니까 가격경쟁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도 많이 발생하고..."

택시업계를 지켜본 변호사와 의사, 금융업계 등 다른 전문직 종사자들 역시 플랫폼의 등장을 두려워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합니다.

변호사들은 변호사 소개 플랫폼 '로톡'을,

[박상수 /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변호사 광고는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크기도 정해져 있고 글자도 정해져 있고 노출할 수 있는 정보도 정해져 있고 이 모든 것이 심사의 대상이 됩니다. 왜냐하면 변호사는 상인이 아니기 때문에 변호사 업무에 있어서는 그 광고가 제한돼 왔습니다."

의사들은 의료정보 플랫폼 '강남언니'와 '바비톡'을,

[이상근 /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
"의료기관 간 과다한 가격경쟁이 유발되게 됩니다. 일단 (플랫폼에서) 낮은 가격, 그 다음에 가격을 높이 제시해주고 나서 할인율을 높이는 것을 강조해주는 그런 것들, 그 다음에 아무래도 박리다매식으로 운영하다 보니까 의료서비스의 전반적인 질은 저하가 되게 돼 있고..."

세무사들은 세금환급 플랫폼 '삼쩜삼'을 향해 날을 세웠습니다.

[이창식 / 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
"'못 받았던 5년치 세금을 모두 받아드립니다' 이런 식의 광고를 해서 중간에 세무대리 자격이 없는 회사가 이 부분들을 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이들은 "플랫폼이 혁신이라는 미명 아래 각종 규제와 법망을 우회하여 시장을 잠탈하고 있다"며 "견고한 연대를 형성하여 정당한 노동의 가치와 권리를 스스로 지켜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공동성명서 발표]
"혁신이라는 미명 아래 각종 규제와 법망을 우회하여 시장을 잠탈하는 방식으로 독점적인 지배력을 확보하고, 자본에 의한 완전한 산업 지배를 꿈꾸며 구성 사업자와 노동자, 소비자에 대한 수탈을 기반으로 불로소득을 추구하고 있을 뿐이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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