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 신분상 개인사업자... '보험 사각지대'
자영업자, 악성 리뷰·별점 테러에 고통 호소
"배달료, 노동의 대가... '실거리제' 반영해야"

▲신새아 앵커= 배달 라이더 얘기 더 해보겠습니다. 사지로 내몰리는 배달 라이더들, 이들이 죽음의 질주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 감춰진 슬픈 이면도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관련해서 배달 플랫폼 회사, 음식점 업주, 배달 노동자 이렇게 각 주체들의 입장은 뭔지, 또 대책은 없는지 등을 하나씩 알아보죠. 먼저 당사자인 라이더들 직접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오지 않았습니까. 어떤 얘기들이 나왔나요. 

▲김해인 기자= 라이더들은 ‘회사’에 문제가 있음을 꼬집었습니다. 보통 회사라고 하면 잘 알려진 배달 플랫폼, 즉 대표적으로 요기요,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그리고 배달대행 업체 등을 생각하실 텐데요. 먼저 영상으로 라이더들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라이더 C씨]
“우리 입장에서 불만이라고 하는 건 딱 하나 있죠. 분명히 회사 소속 아닌 저희는 개인사업자로 들어가요. 그런데 어쨌든 회사 소속은 맞는데 회사에서 아무런 혜택을 우리한테 주지 않는 거. 그냥 회사는 언제든지 나 몰라라 할 수 있는 갑을관계 ...“

▲기자= 쉽게 말해 라이더들은 신분상으로 개인사업자로 분류가 돼있다 보니 자기가 등록돼 있는 플랫폼으로부터 지시된 내용을 잘 수행해야 그 다음 일감을 계속 이어받을 수 있는 건데요. 이런 이유로 주어진 일에 매일 수밖에 없고, 자연스레 갑을관계가 형성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겁니다. 

▲앵커= 또 어떤 점이 문제라고 하던가요. 

▲기자= 나아가 라이더들은 정식 임금 노동자가 아니니까 대부분이 보험적용도 안 된다는 점도 문제라고 하소연 했는데요. 사고가 나더라도 산재 외에는 별다른 보호 조치를 받지 못하는 구조다 보니 결국 안전논란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라이더 D씨]
“산재. 그니까 회사마다 다 다른데 저희 회사 같은 경우는, 배민 라이더스는 산재 들어가 있고. 또 뭐 들어가 있냐? 없지. 딱 산재 하나. 그리고 개인사업자라고 하기에도 되게 애매한 게 사업자번호는 없어요. 고용관계가 아니어야지 우리한테 아무것도 못해주는 거니까...”

▲앵커= 이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도마 위에 오르면서, 라이더들도 중대재해처벌법에 적용하는 법안이 마련됐잖아요. 좀 해결될까요. 

▲기자= 지난 9월 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배달업계에 변동이 생겼습니다. 결론적으론 이래저래 논란과 함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당장 내년 1월 27일부터 시행되는 해당 법안은 근로자가 사업장에서 안전사고로 사망할 경우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억원 이하의 벌금, 법인에는 50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거죠. 

▲기자= 가장 큰 문제는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지가 모호해서입니다. 이륜차 사고는 운전자의 부주의나 숙련도, 교통환경 등에 따라 사고 유형이 다양하기 때문인데요. 배달업계에선 “기준이 모호해 여러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인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배달 업계 관계자]
“업계 관계자로서는 논의과정이 정말 부족했고. 음식 배달과정에서 사고가 있다면 그 책임 주체는 음식점 사장님인지 플랫폼 업체인지 아니면 그 음식을 시킨 고객인지 이거를 몇 퍼센트로 책임 소재를 할 건지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는 상황이다 보니 이런 것들에 대한 아쉬움도 있고...”

반면 배달 라이더 노조 단체는 “당연히 사측이 책임을 져야 되는 부분”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들어보시죠.

[구교현 / 라이더유니온 사무국장]
“플랫폼 본사가, 지사가 1차적인 책임 주체라고 생각합니다. 배민, 쿠팡 같은 경우는 배민, 쿠팡이 직영 방식이기 때문에 그 회사가 직접 책임을 지면 되고. 이외 일반 배달대행 시장에서는 본사와 지사의 구조가 있기 때문에 본사와 지사가 책임을 나눠질 수 있어야...” 

▲앵커= 어떻게 보면 가맹 음식점주들도 중간에서 참 난감할 것 같아요. 라이더들의 안전도 중요하지만 또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아무래도 신속 배달이 생명이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자영업자들은 일부 악의적인 고객들로 인해 쏟아지는 악성 리뷰뿐만 아니라 이른바 ‘별점 테러’ 등 새로운 형태의 갑질도 라이더들을 사지로 내모는 문제 중 하나라는 말을 했습니다. 함께 보시죠.

[자영업자 B씨]
“(늦게 나오면 손님이 뭐라고 하나요?)배달이 늦게 가면 뭐라고 하지는 않는데 댓글 같은 것을 달죠. (댓글 뭐라고 달려요?)자기 마음이죠 뭐. 좋으면 잘 먹었다고 하고 못 먹으면 더럽게 맛이 없다니.”

▲앵커= 이런 구조적인 문제도 문제지만, 결국 근본적인 근무환경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잖아요. 어떤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나요.

▲기자= 네. 라이더들을 월급제로 고용하던 예전과 달리 현재 라이더들은 건당 수수료를 받으며 일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 배달료가 추가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죠. 그래서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홍창의 /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조 사무국장]
“결국 배달료의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라이더들은 이게, 이 음식배달 노동도 정당한 하나의 노동인데 노동의 대가를 배달료로 받는 거고. 그러면 그 노동의 대가를 온전하게 고객들도 기쁘게 줄 수 있는. 하나의 노동의 대가이기 때문에...” 

▲기자= 무엇보다도 현재 배달료를 산정할 때 실제 주행 거리가 아닌 직선 거리를 계산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실거리제를 적극 시행하자는 방안이 강조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배달은 빨리해야 하면서도 안전규칙은 준수해야하는, 참 딜레마가 아닐 수 없는데 해결책이 조속히 필요해 보입니다. 오늘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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